文정부 고개숙인 '집값 폭등'…"전문가 얘기 좀 들어라" 답답한 국민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21.07.01 07:04

[the300][대한민국4.0 Ⅲ ]대통령<4>-③국민 43%, 대통령 업무수행 필수요건 1위 '전문가 활용'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지난 4월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명 발표를 마치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부동산은 문재인 정부가 실책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거의 유일한 분야다. '주거공공성 강화'를 기조로 삼고 무려 26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정부의 의도와 반대로 집값은 뛰어올랐고 서민들의 주거복지는 더 악화됐다. 최근 여권에서 책임을 통감하며 정책수정을 꾀하고 있지만 각종 난제에 부딪히고 있는 상태다.


부동산의 정치화 '패착'…민심은 "전문가 활용하라"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부동산의 정치화'를 키워드로 꼽는다. 시장원리를 무시하고 부동산을 지나치게 '신념'으로 접근해 잘못된 진단과 처방에 이르렀단 것이다. 부동산은 모든 국민들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욕망이란 점을 간과하고 부동산 투자를 지나치게 틀어막으려 했다는 점도 패착으로 지적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펴는 데 있어서 신념과 시장을 착각한 게 아닌가 싶다. 진단도 잘못되니 처방도 잘못 나오고 시장도 꼬일 수밖에 없었다"며 "잘못을 했으면 고쳐야 하는데 잘못은 했지만 기조는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이 다 아니랬는데 옳다고 밀고 나가면서 겉잡을 수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남구 LH 서울본부의 모습. /사진=뉴스1
3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여론조사업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이달 11~12일 동안 전국의 성인남녀 13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서 ±2.7%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대통령 업무수행의 필수 요건'을 묻는 질문에 '정책을 잘 아는 전문가 활용'이 42.6%로 1위로 나타났다. '국민, 야당 등과의 적극적 소통'(28.8%), '북한, 주변국 등과의 외교'(12.7%), '측근 및 자기사람 관리'(6.9%), '대통령의 권한 나누기'(4.9%)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18~19세 응답자는 무려 51.6%가 업무수행에서 전문가 활용을 1순위로 꼽은 반면 70세 이상에선 32.2%로 나타났다. 젊을수록 전문가 활용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나 차기 지도자들이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욕망 인위적 통제하고 '내로남불'…정책 틀렸으면 수정해야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오른쪽)이 지난 3월29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이호승 신임 정책실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왼쪽은 유영민 비서실장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교체하고 후임에 이호승 경제수석을 임명했다. /사진=뉴스1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부동산을 단순히 경제정책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 해법의 실마리를 찾기 힘들다. 부동산은 단순한 땅, 건물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갖고 싶어 하는 삶의 터전이자 미래의 꿈"이라며 "이를 정부가 공권력과 공공기관의 힘을 빌려 인위적으로 통제하려고 하니 될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대중의 심리를 봐가면서 발맞춰 가야 하는데 하고 싶은 대로 (부동산 정책) 26번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 핵심 인사들의 '부동산 내로남불'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가 터지면서 정책의 정당성마저 급격히 훼손됐고, 공공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2·4 공급대책마저 수개월째 공회전하고 있다.


심 교수는 "전문가들이 아니라고 하는데도 정부는 투기꾼이 부동산 문제의 주범이라고 믿더니 최근에 와서 견해를 수정했다. 그럼 과거의 잘못된 처방을 물려야 하는데 그러질 않고 있다"며 "지금 부동산 정책을 수정한다는 여당의 행태도 국민을 떠보고 간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잘못 되돌리는 정상화…국가균형발전 위한 여야 합의도 절실


다음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어느 쪽이 집권해도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부동산이 대한민국에서 거주의 개념이 아닌 자산으로 기능하고 서울과 수도권, 지방, 강남과 강북 격차가 유지되는 한 자산을 증식하고자 하는 개인의 욕망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정책이 보수·진보 정권에 따라 5년 단위로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한 시장에서 정부의 정책이 신뢰받긴 어렵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대통령 정책이 강남 아줌마를 못 이긴다는 말이 있듯 궁극적으론 국가의 백년지대계로서 부동산을 투자가 아니라 거주의 개념으로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강남이 아니어도 아이를 키우고 교육할 수 있는 주거수준을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하고, 이를 위해 여야가 큰틀에서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장기적 부동산 정책 방향에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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