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프레시&델리' 간편식·신선식품 강화하니…'워킹맘 방앗간' 됐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 2021.06.17 14:58

지난해 4월 '프레시앤델리'로 리뉴얼 오픈 뒤 매출 34%, 방문객수 29% 증가 효과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롯데프레시앤델리 홍제점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요즘 이틀에 한번씩 꼭 와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맛있는 게 많아서요. 고객이 늘어서 그런지 야채, 육류도 이전에 비해 훨씬 신선해졌어요." (이다희씨, 31세)

17일 오전 프레시앤델리로 간판을 바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롯데슈퍼 홍제점.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풍성한 과일·채소 판매대가 반겼다. 대파, 오이, 양상추 등 채소는 물론이고 망고, 아보카도, 오렌지 등 과일이 가득 진열됐다. SSM(기업형슈퍼마켓)에 해당하는 지점인데도 보통의 대형마트보다 더 많은 양의 채소와 과일이 진열돼있었다. 오픈과 동시에 하나 둘 몰려든 고객들이 장바구니에 채소와 과일을 하나 둘 담았다.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롯데프레시앤델리 홍제점 과일 코너 /사진=이재은 기자

연달아 안쪽에서 고소한 빵 냄새가 발길을 끌었다. 갓 구운 빵이 잔뜩 쌓여있었다. 직원은 "고객들 사이에서 매장에서 직접 구운 크로아상이 특히 인기 많다"며 다량의 크로아상을 구워서 내놨다.

고객들의 발길이 오랜 시간 멈춘 곳은 간편식을 파는 델리 코너였다. 김밥, 회초밥, 회덮밥, 유부초밥, 닭강정, 새우튀김, 샌드위치, 샐러드, 달걀찜 등 다양한 종류의 조리 음식이 가득 진열됐다. 일부 고객들은 입장하자마자 곧바로 델리 코너로 발을 향하기도 했다.

오전부터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진 덕에, 직원들은 바쁘게 빈 진열대를 하나 둘 채워나갔다. 진열 담당, 계산 담당, 배송을 위한 포장 담당 직원들 모두 정신없이 움직였다.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롯데프레시앤델리 홍제점 델리코너 중 김밥 진열대. /사진=이재은 기자
하지만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이만큼 바쁘진 않았다는 게 롯데 프레시앤델리 홍제점 직원 설명이다. 지난해 4월22일 '롯데 프레시앤델리'로 리뉴얼 오픈하고 간판을 갈아 끼우면서 차츰 다시 홍제점을 찾는 고객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롯데슈퍼는 매년 수백~수천억원대 적자를 내면서 생존을 위한 변화에 나섰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프레시앤델리' 매장 전환은 그 변화 노력의 일환이다. 프레시앤델리는 창고를 줄이고 상품 진열 공간을 확대해 효율성을 극대화한 매장을 말한다. 고객 선호도가 높은 신선식품과 간편식, 대용식 등의 공간을 대폭 키운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름 '프레시앤델리'를 통해서도 직관적으로 신선식품과 간편식을 강화했단 걸 알 수 있다.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롯데프레시앤델리 홍제점 델리코너. /사진=이재은 기자
이 같은 변화는 코로나19(COVID-19)로 집밥 수요가 증가한 트렌드와 맞아떨어졌다. 집에서 음식을 하기 어려운 워킹맘을 중심으로 간편식 구매를 위해 프레시앤델리를 매일 같이 찾기 시작했다. 특히 육류, 수산,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은 온라인 쇼핑 대신 직접 보고 사고자 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홍제점은 '프레시앤델리'로의 리뉴얼 이후 기존 대비 매출이 34% 늘었고, 방문객 수는 29% 증가했다. 고객이 증가하니 선순환도 이어진다. 이날 오리고기와 상추 등을 구매한 이다희씨(31)는 "이전에는 채소와 수산물 등이 그렇게 신선하지 않아 당분간 발길을 끊었었는데, 요즘엔 정말 신선하다"며 "리뉴얼 후 매장 방문시마다 고객이 많은데, 고객들이 늘어나니 물건도 더 신선하게 공급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닭강정 등을 구매한 주부 이모씨(38)도 "닭강정, 회초밥 등 간편식을 구매하러 자주 온다"며 "매장이 쾌적해졌고 간편식 종류도 크게 늘어 리뉴얼 효과를 실감하는데, 이전에는 주로 동네 전통시장을 이용했다면 요즘은 매일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롯데프레시앤델리 홍제점 전경. '1시간 배송' 홍보가 눈에 띈다. /사진=이재은 기자
현재까지 롯데슈퍼는 '프레시앤델리'로 31개 매장을 전환했다. 전환한 31개 매장의 5월 평균 매출 신장률은 전년비 28%다. 고객 호응이 좋고 실적도 개선세인 만큼 롯데슈퍼는 앞으로 전 매장을 '프레시앤델리'로 전환하겠단 방침이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프레시앤델리로 새단장한 점포들은 상품 진열, 매장 청결, 배달 시 포장 상태 등은 물론이고 퇴근 시간 먹을 수 있는 음식 판매 등으로 고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크다"며 "꾸준히 간편식을 강화해 워킹맘의 식사준비를 위한 시간을 줄이고, 나아가 가사노동을 대체하는 유통채널이 되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한편, 롯데슈퍼는 올 1분기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영업손실 63억원) 대비 95억원을 개선했다. '프레시앤델리'로의 전환과 부진점 구조조정 등에 따른 것이다. 올 1분기 이마트에브리데이, GS더프레시 등 경쟁 SSM의 실적이 전년비 악화한 가운데 거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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