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청약 금지…증권사 '새벽 줄서기' 사라질까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 2021.06.17 15:25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지난 4월 28일 오전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일반청약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시작된 SKIET 공모주 청약은 오는 29일까지 진행되며 공모가는 10만5000원이다. 2021.4.28/뉴스1
지난 4월 올해 상반기 IPO(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히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T) 청약을 앞두고 진풍경이 펼쳐졌다. 증권사 앞에는 오픈 전부터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공모주 청약을 위해 계좌를 신규 개설하려는 고객들이다. 심지어 텐트를 치고 대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중복청약이 금지되는 오는 20일부터 이런 풍경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복청약이 금지된 만큼 무리해서 계좌를 신규 개설해야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중복청약 금지로 대표 주관사를 제외한 나머지 주관사에 대한 청약 눈치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일부터 공모주 중복청약이 금지된다. 단 오는 18일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예비 상장사에 대해서는 중복 청약이 가능하다. 전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하반기 IPO 대어 크래프톤이 중복청약 막차를 탔다.

금융당국이 중복청약을 금지하는 이유는 지나친 공모주 경쟁 때문이다. 특히 올해 초 공모주 균등배분 제도가 시행되면서 여러 증권사에 최소 청약(10주)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각 증권사의 청약건수가 크게 늘면서 1주도 받지 못하는 투자자도 생겼다.

청약건수를 살펴보면 중복청약이 얼마나 늘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균등배분 이전인 지난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474만4557건)의 청약건수가 훨씬 더 크다.

청약건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증권사 업무는 사실상 마비됐다. 청약을 위해 계좌를 신규 개설하려는 고객과 처음 공모주 투자에 뛰어든 고객의 문의로 점심시간 조차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이 오프라인 창구로 몰리면서 공모 청약 기간 동안 정상적인 업무가 어려웠다"며 "심지어 온라인 고객들까지 지점에 방문해 공모주 청약 관련 문의를 하면서 청약 직전에는 세자릿 수 대기번호는 예삿일"이라고 말했다.


결국 증권사들은 청약 개시 시간까지 기존 오전 9시에서 오전 10시로 1시간 미뤘다. 공모주 청약은 통상 개장시간인 오전 9시에 맞춰 진행하지만, 트래픽 증대 우려로 개시시간을 늦춘 것이다.

중복청약 금지는 이런 부작용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복청약이 금지된 만큼 신규 계좌개설 수요와 총 청약건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중복청약 금지로 대표 주관사를 제외한 나머지 주관사를 두고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각 주관사들이 보유한 물량과 청약건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균등배정을 고려했을 때 물량이 많은 대표 주관사 외 나머지 주관사를 통한 청약이 유리할 수도 있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물량은 적었지만, 상대적으로 청약건수 적었던 SK증권은 각 투자자마다 최소 2주 이상을 균등배정했다.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1주 이상에 그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복청약 금지로 청약건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며 "각 증권사들이 제시한 우대조건 등을 잘 확인하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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