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가 필요한 기업들… "내게 꼭 필요한 것부터 우선순위화 해야"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21.06.22 09:19

[한국의 ESG를 만드는 사람들] < 1 >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

김성우 김앤장법률사무소 ESG그룹 환경에너지연구소장 / 사진제공=김앤장법률사무소 /사진=ESG포럼기획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시스템 구축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과도한 숙제를 짊어지고 있다. 이해관계자의 요구와 무관하게 무리한 목표를 세우거나 촘촘한 실행계획이 없이 외부에 공개할 경우 나중에 '백파이어'(Back Fire, 역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김앤장법률사무소 ESG그룹의 김성우 환경에너지연구소 소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들어 ESG 이슈가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대폭 부각되면서 기업들이 ESG와 관련한 모든 요구에 대응 하려다 보니 부담이 크다"며 "자사의 핵심 이해관계자가 중요시하는 이슈를 골라 이들과 충분히 투명하게 소통하는 등 전략적으로 잘 대응해야 자원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혼란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주요국에서 잇따라 기후 및 ESG 관련 요구가 다양해지고 강화되면서 더 커졌다는 게 김 소장의 진단이다. 국내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올 초 주요 상장사의 ESG 정보공개 관련 로드맵을 내놨다. 환경부도 녹색금융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산업분류체계) 최종안을 이달 중 발표한다.

해외에서의 움직임은 더욱 빨리 진행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기후정상회담, 서울에서 열린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 이달 중순 진행된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 등 주요 글로벌 회의들의 공통점은 '기후' 자체가 의제였거나 핵심 의제 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미국·EU(유럽연합) 등 우리 주요 교역 상대국들이 탄소세 또는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을 예고했다. ESG 관련 정보공개의 의무화 흐름도 본격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ESG 경영 시스템 구축 움직임이 늦게 시작됐던 국내에서는 기업들이 ESG관련 조직을 신설해 각계로부터 쏟아지는 요구에 대응하느라 분주하다. ESG 이슈가 이곳 저곳에서 마구 불거지면서 기업들의 혼선도 커지고 있다.

김 소장은 "왜 ESG 이슈가 대두됐는지를 생각하면 대응이 훨씬 용이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ESG는 기업에 필요한 비재무적인 경영 리스크 요인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재무적인 면에서도 장기적으로 더 건실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각이 됐고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기업에 ESG 경영 시스템 구축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핵심 이해관계자는 기업마다 주주 등 투자자, ESG 평가사, 의결권 자문기관, 정부 등 다를 수 있다"고 했다.


또 "ESG 정보공개가 중요해지고 있지만 모든 요구에 대응하기보다는 핵심 이해관계자의 핵심 요구를 중심으로 한 우선순위화가 필요하고, 기업의 상황에 맞추어 꼭 필요한 것부터 대응하면서 이해관계자와 전략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해관계자 요구와 무관하게 기존에 하던 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강화하고 지속가능보고서를 더 잘 만드는 것에 집중할 경우 비용만 더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해관계자 요구를 우선순위화해서 전략적으로 소통·대응하라"는 김 소장의 조언은 2018년 김앤장에 합류한 이후 진행한 수많은 자문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자타공인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에 환경에너지연구소가 설립된 것은 2018년이다.

ESG 중 일단 E(환경)에 대한 전문 조직을 만들었고 여기에 과거 글로벌 컨설팅 그룹 KPMG에서 기후변화·지속가능성 부문 아시아·태평양 대표를 지낸 김성우 소장이 합류한 것이다. 더불어 경영지배구조TF도 김앤장에서 병행 운영됐다. 소송 등 분쟁이나 신사업 추진 또는 M&A(인수합병) 등 과정에서의 자문 등 업무를 주로 진행해 온 로펌이 환경·에너지 또는 지배구조 관련 조직을 갖춘다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때다.

이후 김앤장은 노경식 변호사(사법연수원 19기)를 중심으로 김앤장 변호사들과 김 소장 등 각계 전문가 등 40여명으로 구성된, 국내 로펌 업계 최초·최대의 ESG 자문조직을 만들었다. 김앤장 ESG 그룹은 환경에너지연구소 뿐 아니라 기존의 산업안전·보건, 반부패, 지배구조 및 경영권 분쟁, 기업 M&A(인수합병), 공정거래, 파이낸싱 등 김앤장 실무 그룹 전문가들이 프로젝트별로 모여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그 활동의 결과가 "핵심에만 전략적으로 집중하라"는 명제였다.

김 소장은 "앞으로 1년 또는 1년 반동안 국내에 각종 정책들이 엄청난 규모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면밀히 모니터링 하면서 우리 회사에 직결된 정책을 우선적으로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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