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잘 됐다"…이베이 손 뗀 롯데의 향후 e커머스 전략은?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김은령 기자 | 2021.06.16 17:33

"롯데의 e커머스 롯데온, 자체 유통 채널 융합에 집중해야"…"인수시 자칫 '독이 든 성배'될 수 있었다"

7일 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 2021.6.7/뉴스1

신세계그룹이 롯데그룹을 제치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의 향후 e커머스 전략에 눈길이 쏠린다. 단박에 e커머스 선두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카드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실패하면서 새로운 성장전략을 통해 e커머스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하기 때문이다.

16일 신세계그룹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맡고 있는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매도자인 이베이inc(이베이 본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신세계그룹과 이베이 매각 측은 세부 조건 등을 추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롯데그룹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나선 롯데쇼핑은 이베이 본사와 논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혈맹을 맺으며 협공에 나선 신세계그룹이 인수전에서 사실상 승리한 셈이다.

최종 합의 실패로 계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이대로 계약이 진행될 경우 신세계그룹은 단숨에 거래액 25조 규모로 네이버, 쿠팡과 함께 e커머스 빅3로 거듭나게 된다.

롯데는 검토 결과 보수적으로 인수금액을 산정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검토 결과 당초 기대보다 당사와의 시너지(동반상승)가 크지 않고, 인수 이후 추가 투자 및 시장 경쟁 비용도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 관점에서 인수 적정 금액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e커머스 업태는 '승자 독식' 구조가 강하다는 점을 들어 롯데가 이번 인수 시도 무산으로 e커머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체 시장이 커지면 수혜를 받는 다른 유통업태와 달리, e커머스는 한 회사로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e커머스 시장은 쿠팡, 네이버, 신세계 3강과 군소 e커머스의 체제로 양분될 수 있다"며 "롯데의 e커머스 롯데온은 안 그래도 사업이 순항하지 못한다는 이미지가 컸는데, 이번 인수 시도가 좌절되면 이런 이미지가 더욱 강해질 것 같다"고 했다.


롯데는 이 같은 '롯데 e커머스 위기론'을 부정한다. 향후 자체 e커머스 롯데온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M&A 등의 전략을 통해 성장해나가겠단 것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온은 지난해 갓 론칭한 신생 e커머스"라면서 "투자 규모를 더욱 늘려 롯데온 성장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A를 비롯해 외부와의 협업 등도 계속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롯데가 이달 말로 예정된 국내 배달앱 2위 요기요 매각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본다. 퀵커머스(Quick-commerce)가 뜨는 만큼 유통과 라스트마일을 연계할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 e커머스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3조원 가량을 제시한 롯데가, 1조원 규모의 몸값인 요기요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롯데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무산이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인수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는 이미 홈쇼핑, 백화점, 면세점 등 각 채널별로 e커머스가 있었는데, 이를 롯데온이라는 한 채널로 융합해서 시너지를 내는 데 고생해왔다"며 "여기에 또 다른 채널인 이베이코리아가 더해지면 더더욱 성장이 어려울 것이고, 시너지를 내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롯데는 현재의 채널들로 최대한의 융합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하는 데 방점을 둬야할 것"이라며 "이베이코리아뿐만 아니라 요기요 등 현재 시장에 M&A 매물로 나온 것들은 롯데 e커머스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가 쉽지 않아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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