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진입로에 새건물…"집으로 가는 길 없어졌다" 고2 학생 호소

머니투데이 김자아 기자 | 2021.06.16 11:31
전남 강진군 강진읍의 A빌라가 27년간 진입로로 사용하던 땅에 건물 건축 허가가 나면서 입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전남 강진군의 한 빌라 진입로에 새 건물이 들어서면서 입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진입로가 막혀 소방차는 물론 이삿짐 차량조차 지나다니기 어려운 좁은 도로를 통해서만 빌라를 드나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진군은 난감한 상황이다. 해당 도로가 민간 소유 토지라 건축 허가상 문제가 없었으며 빌라 입주민들을 위해 대체도로를 넓히는 공사를 진행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집으로 가는 길 없어져, 대체로는 소방차도 못 들어와"…A빌라에 무슨 일이?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집으로 가는 길이 없어졌습니다 도와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자신이 강진군 강진읍에 위치한 A빌라 2차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라고 밝히며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면 항상 걸어다녔던 도로가 없어졌다"고 털어놨다.

작성자에 따르면 강진군은 A빌라 입주민들이 27년간 진입로로 사용하던 땅에 고시원 건물 건축 허가를 내줬다.

현재 고시원 건물 공사 관계자들은 입주민들과의 상의 없이 도로를 철망으로 막고 공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입주민들은 진입로를 이용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귀가 터져나갈 듯한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작성자의 설명이다.

군에서는 대체도로를 이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나 해당 도로는 소방차나 이삿짐센터 차량이 진입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작성자는 "저희 빌라 주민들이 결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지 않다"며 "단지 27년간 당연하게 사용해왔던 이 도로를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빌라 주민들이 무슨 죄냐"며 "이제는 공사가 진행돼 이사도 가지 못 하고 불이 나도 소방차도 들어오지 못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배웠던 것과는 너무 다른 사회의 모습에 충격일 뿐"이라며 "누가 봐도 어이없는 이 공사를 막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강진군 "A빌라가 사용하던 진입로는 민간 소유땅…지자체 예산으로 대체도로 마련"


강진군은 해당 고시원 건축 허가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강진군에 따르면 해당 진입로는 1994년 A빌라가 다세대주택 건축 허가를 받을 당시 지목상 도로가 아니었으나 도시계획예상도로로 지정돼있었다. A빌라는 지금까지 해당 진입로를 거쳐 일반 도로와 접해있었다.

그러나 도시계획예상도로가 20년 이상 미집행으로 실효되면서 당초 40m로 예정됐던 도로 폭은 20m로 좁혀졌다. 이 과정에서 빌라와 일반 도로 사이 20m 부지가 비게 됐고, 해당 부지를 계속해서 빌라 진입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빌라 소유자들이 이 땅을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다행히 해당 부지는 A빌라 건축주가 소유하고 있어 지금까진 입주민들이 진입로 사용에 별다른 문제를 겪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건축주의 부도로 이 땅의 소유권이 경매를 통해 타인에게 넘어갔고, 새로운 토지 소유자가 빈 땅에 건축 허가를 받았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또 군 측은 빌라 입주민들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지자체 예산으로 A빌라의 진입로를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작성자의 주장대로 현재는 소방차가 드나들기 어려운 도로폭이지만 오는 7월 이 같은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확인됐다.

강진군 관계자는 "직선으로 드나들던 진입로가 없어져서 불편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빌라로 들어가는 대체도로가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도로 폭은 현재 6m까지 늘려 승용차 진입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며 "오는 7월 A빌라 인근에 공공임대주택이 완공되면 해당 도로는 소방차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10m 이상 폭이 확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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