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e스포츠도 학교체육으로"…과연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 2021.06.15 15:06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4일 서울 종로구 E스포츠 롤파크 경기장에서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정치권에서 'e스포츠를 학교체육으로 편입하자'는 제안이 나온 가운데 교육부는 "e스포츠를 사실상 신체활동 프로그램으로 보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소재 e스포츠 경기장에 방문한 뒤 "e스포츠 육성을 위해 학교 스포츠로 편입시키는 것과 방과 후에도 이것을 연습하고 연마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우리가 e스포츠 종주국이고 최다 우승국인데 미국·중국·일본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고 산업적 측면에서는 오히려 역전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게임을 공부에 방해되는 장애물로 볼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즐기는 '스포츠' 와 '산업'의 관점으로 키운다면 멋진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0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프로선수 중 21.7%가 17~19세에 해당하고 이들은 평균적으로 주중 하루 평균 11.7시간을 연습한다. 평균 연령 18.3세의 아마추어(육성군) 선수들도 주중 9.7시간을 연습에 할애한다.

하지만 학교에 다녀야 하는 학생 신분으로는 이 같은 연습량을 채우기 쉽지 않다. 현재 e스포츠는 학교체육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e스포츠 선수 및 희망 학생들은 다른 운동 종목 학생 선수들처럼 눈치 보지 않고 훈련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수들은 학업 포기를 택한다. 프로선수의 19.6%는 고등학교를 중퇴했고, 6.3%는 중학교만 졸업했다. '2020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서 프로게이머는 초등학생 희망 직업 5위를 기록할 만큼 학생들에게 인기 직종이지만,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현실은 녹록지 않다.


e스포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1부 리그 선수들은 거의 합숙 생활을 해야 해서 학교에 다니기 쉽지 않다"며 "학교에 양해를 구해서 겨우 졸업하거나, 자퇴하는 경우도 많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페이커'로 알려진 유명 프로게이머 이상혁씨도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사진=뉴시스

교육부는 e스포츠를 학교체육으로 편입시키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만약 e스포츠가 학교체육으로 인정받게 되면, 일반 학생들은 체육교육과정에서 e스포츠를 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e스포츠 선수들이 학생 선수로서 학습권 보장 및 학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도 열린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스포츠클럽은 신체활동을 통해 건강한 몸과 정신을 기르는 데 목적이 있다"며 "학교체육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종목이 정해져있지는 않지만, 학교체육은 기본적으로 신체활동"이라고 말했다. '학교체육 진흥법'에 따르면 "학생들이 '신체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스포츠클럽을 운영해 학생들의 체육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e스포츠는 사실상 신체활동으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e스포츠를 무리하게 학교 체육으로 편입시키는 것보다 별도의 교육 과정이나 다른 교과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승호 서울시교육청 학생교육원 부장은 "집중력 증가, 학교 폭력 감소 등 게임은 학생들에게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며 "e스포츠를 체육 과목으로 한정 짓지 말고, 별도의 교육 과정으로 운영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라는 단어에 얽매이지 말고, e스포츠 선수도 운동 선수 차원이 아니라 일종의 영재처럼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방 부장은 2008년 아현산업정보고등학교 교감 재직 시절 'e스포츠학과'를 만들었고, 현재 학생교육원에서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롤(LOL·리그 오브 레전드) 관련 '온라인 게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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