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의 가장 직접적인 수혜자가 되고 있는 것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97세대'(70년대생, 90년대 학번)로 '86세대'와의 세대교체를 전면에 내세우며 대선에 출마한 박 의원은 기대만큼 세대교체 이미지가 부각되지 못하면서 지지율이 부진한 편이었다.
그러나 13일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업체 PNR리서치에 의뢰해 12일 하루 동안 전국의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박 의원은 이재명 지사(31.7%)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13.1%)에 이어 3위(6.9%)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민주당 '빅3'는 주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가리키지만 이 조사에서 박 의원은 정 전 총리(5.9%)를 1%포인트 차이로 앞질렀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박 의원은 앞서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5~7일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도 5.3%를 기록해 깜짝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한 정치컨설턴트는 "이 지사가 최근 여당 1위 후보로서 그동안 장점이었던 '사이다'스럽고 기득권을 뒤엎는 개혁성을 보여주기보다는 안정감있고 보수성을 희구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던 데 비해 박 의원은 개혁성에 더해 '이준석 돌풍'의 세대교체 수혜를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야권 대선주자군이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유승민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지난 대선 출마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으나 2030세대들의 지지를 받는 하 의원이 대선주자로 나서면 국민의힘의 유력 주자로 올라서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부에서 들어오게 될 윤 전 총장의 좋은 페이스 메이커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범야권 또다른 축에선 최재형 감사원장의 등판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정부 인사면서도 문재인정부 폭정에 맞섰으면서도 보수정권에 이른바 '원죄'가 있는 윤 전 총장에 비해 훨씬 안정감이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 본인도 결심을 굳혔다는 후문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를 하게 되면 국민의힘과의 관계를 두고 당 안팎에서 여러 갈래의 움직임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1등 후보에게 가지 못하면 2등 후보라도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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