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의 아버지는 지난 10일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고가 나기 전 오후 4시2분쯤 아들한테 전화가 왔다. 버스를 탔으니 집에서 만나자며 사랑한다고 말했다"며 사고 당일 아들과의 통화 내용을 밝혔다.
이 통화를 마지막으로 김군은 지난 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공사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현장에서 사망했다. 당시 김군은 해당 건물이 붕괴되면서 매몰된 54번 시내버스에 타고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생 김군의 꿈은 음악가였다. 사고 당일 김군은 비대면 수업인데도 교내 음악동아리에서 만난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학교를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군은 동아리모임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54번 버스에 올라탔다가 참변을 당했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김군의 부모는 현장을 찾아 "우리 아들이 매몰된 것 같다. 제발 들여보내 달라. 얼굴만이라도 확인 시켜달라"고 애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사고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9명이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김군이 탄 54번 버스에 타고 있었다.
이들 부모가 애타게 찾던 김군은 결국 인명피해 현황판 속 9번째 사망자 '남·10대'로 이름을 올렸다.
어머니가 일하느라 귀가가 늦어지자 안방 침대에 30여분간 누워있던 일도 있었다고 했다.
아버지 김씨는 "아들한테 엄마 없는 빈방에서 뭐하냐고 물었더니 '침대 위 베개와 이불에는 엄마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며 "그때 환하게 웃던 아들 모습이 눈가에 선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아들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지키고 있던 김씨는 이날 새벽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함께 아들 없는 빈방에서 밤을 지새운 것으로 전해진다. 김군의 부모님은 방안 곳곳 잊고 싶지 않은 아들 냄새를 맡았다고 했다.
김씨는 생전 아들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담아 부치지 못할 편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공부하라는 잔소리에도 보름달처럼 해맑게 웃던 아들아! 그 잔소리마저도 사랑이라고 느낀 아들아! 이제는 머리를 쓰다듬지도 따뜻했던 손을 잡지도 못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너를 늘 사랑한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