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이퍼링 오기 전에…이미 출구전략 준비하는 나라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1.06.10 17:44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긴축 기조로 선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도 잇따라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자칫 뒤처졌다간 급격한 자본 이탈과 함께 시장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AFP
연준은 그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안착하고 고용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최근 정책위원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 압력과 시장 과열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8월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를 시사한 뒤 연내 테이퍼링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이에 따라 과거 연준의 긴축 기억을 떠올리며 세계 중앙은행들 역시 팬데믹에 대응해 풀었던 유동성을 거둬들일 준비를 하면서 출구 전략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로이터는 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선진국들은 코로나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 정상화를 배경으로 부양책 축소 채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4월 선진국 가운데 처음으로 채권매입 축소에 들어갔고 내년 금리 인상을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노르웨이는 올해 4분기에, 헝가리는 다음 달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뉴질랜드와 한국 역시 경제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긴축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신호를 발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매체는 이어 선진국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신호는 현지 경제 사정이 받쳐주기 때문이지만 ,글로벌 리스크로서 연준의 테이퍼링에 대한 경계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가장 불안한 건 신흥국이다. 2013년 벌어진 테이퍼텐트럼(긴축발작)의 악몽 때문이다.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연준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종료를 시사한 뒤 미국 달러와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신흥국에서 대규모 자본 이탈이 일어나면서 시장이 요동친 바 있다. 연준의 긴축은 신흥국의 자본 유출 우려를 키우고 통화 가치를 짓누르는 결과를 가져온다. 최근엔 세계적인 상품가 상승, 공급망 악화가 겹치면서 신흥국의 물가상승률도 치솟고 있다.

이미 브라질, 아르메니아 등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 인상에 돌입했고, 11일에는 러시아 역시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경제 회복을 위해 추가 부양책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리라 급락으로 금리 인하를 미루는 상황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로이터 인터뷰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인내심을 갖겠다고 했지만 그 인내심의 범위가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경계심을 내비쳤다.

문제는 신흥국들은 선진국만큼 경제 회복이 빠르지 않다는 점이다. 이 상황에서 금리까지 올리면 경제 회복은 더 더뎌질 게 뻔하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나라별 팬데믹 회복 속도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일부 나라는 아직 회복이 덜 됐지만 환율 방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할 수 있다"며 "연준이 앞으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이런 추세는 더 가속할 것이다. 세계 경제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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