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개포 통과 극렬 반대" GTX-C 입찰 건설사들 '노선 꺾기' 했을까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방윤영 기자 | 2021.06.09 05:37

오는 18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건설사들, 강남 재건축 단지 압박에 '전전긍긍'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GTX-C 노선사업 관련 공청회에서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GTX-C 은마 관통 결사반대' 손 피켓을 들고 있다. 국토부는 이번 공청회에서도 은마아파트 소유주의 설득이 힘들 경우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11월 GTX-C노선 사업에 대한 민간사업자 공고를 낸다는 방침이다. 2020.8.11/뉴스1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노선 입찰제안서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노선 통과를 반대하는 강남 재건축 단지들과 타협점을 찾은 설계안을 제시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은마, 개포주공 아파트 등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GTX-C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에 재건축 시공사 선정 시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엄포'를 놓으며 압박해 왔다.

8일 건설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교통연구원(KOTI)은 GTX-C 입찰 사업제안서에 대한 사전적격성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기술 및 가격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오는 18일쯤 선정할 예정이다. 입찰에는 현대건설컨소시엄, GS건설컨소시엄, 포스코건설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입찰제안서 내용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입찰 참여 건설사들이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기본계획과는 달리 은마와 개포주공 등 강남 재건축 단지들을 우회하는 노선을 내놓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은마와 개포주공 주민들이 단지 내 노선통과를 극렬 반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재건축 사업 수주를 고려해 단지들과 '상생'할 수 있는 안을 제안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GTX-C는 경기 수원에서 양재, 삼성 등을 거쳐 양주까지 잇는 노선으로 총 사업비 규모는 4조3857억원에 달한다. 대형 사업인데다가 중요한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어 건설사들 입장에서 참여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밖에 없지만 이들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었다.

은마와 개포주공 조합원, 주민들은 정차역이 없어 실익이 없음에도 안전 문제와 소음·진동이 발생해 막대한 재산상의 손실을 입는다는 입장이다.

입찰을 앞둔 지난 4월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현대건설 사옥 앞에서 입찰참여 저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은마아파트 재건축 시공사로 참여한 삼성물산과 GS건설의 경우 난감함이 더했다. 삼성물산은 은마 측의 반발 이유 등으로 입찰참여를 포기하기도 했다. 향후 재건축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인 개포 5,6,7단지 아파트 조합과 입주자대표회의는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에 입찰참여시 시공사 선정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 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주민들이 결사반대하는 GTX-C 노선 사업을 추진한다면 개포주공 5,6,7단지 재건축 사업에 참여 의사가 전혀 없다는 뜻으로 알고 강력하고 적극적으로 항의할 예정"이라며 "이 같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GTX-C 사업은 건설사들의 '자존심'이 걸린 대형 사업이지만, 현재 총 세대수만 3000가구 가량 되는 개포주공 5,6,7 단지를 포함한 강남 지역 재건축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사업이라 입찰 참여까지 고충이 컸다"며 "어렵게 참여했지만 향후 후폭풍까지 감안해보면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편 설계변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가 우회 노선을 주장할 수는 있지만 국토부와 협상이 필요한만큼 실제 반영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라며 "게다가 은마, 개포주공을 우회하는 안을 제안하면 다른 지역을 지나야 할텐데 또 다른 민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민자사업자가 운영까지 갈 계획인만큼 시공과 운영에 있어서 어떤 안이 최선이 될 것인지 합리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GTX-A 노선 입찰 때도 실시사업 구체화 과정에서 디테일이 변경돼 여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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