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가들 "뻔한 의무 멘토링 많고, 부처 소통 문턱 높아"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 2021.06.02 19:42
2일 서울 글로벌 창업사관학교에서 '청년스타트업 현장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정부 창업 지원사업에 '멘토링' 지원은 늘상 포함되는데, 사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갑자기 멘토로 삼고 기계적으로 만나다보니 만족도가 정말 낮다."

청년 창업가들은 2일 서울 구로구 글로벌창업사관학교에서 열린 '청년 창업기업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정부의 창업지원 사업에 대한 아쉬운 부분을 쏟아냈다.

이날 간담회는 정부의 '청년 창업 활성화 방안'의 상세 내용을 청년창업가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후속 지원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유관기관에서는 강성천 중기부 차관과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 창업진흥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청년 창업기업 대표로는 김재승 모빌테크 대표, 황유미 와이오엘오 대표,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 강소영 오바로크 대표 등이 자리했다.

김재승 대표는 "일부 멘토 제도는 정해진 기간동안 의무 횟수를 채우며 만나야 하는 등 너무 형식적으로 운영된다"며 "대신 필요한 사업 관련 주무부처 담당자는 정말 만나기가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멘토링, 컨설팅 여러 제도를 운영하지만 정작 창업가들이 묻고자 하는 부분에서 자문을 얻을 데는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해외 상품 직구 플랫폼인 '크로켓'을 운영하는 와이오엘오의 황유미 대표도 "2017년 창업을 하고 나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도 주무부처 담당자 등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는 부분이었다"며 "기존에 없던 사업 영역이라 법제도가 미흡한 '그레이존' 부분이 많았는데, 이를 물어볼 부처 담담자를 만나기까지 1년 가까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청년 대표들은 '자금' 지원 부분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는 "기존에 투자펀드들이 농업이나 임팩트, 4차산업처럼 주 투자영역을 설정해 운용되는 것처럼 '규제 분야 전문펀드'를 만들어 혁신 아이디어 분야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창업지원정책별로 창업가들이 직접 온라인 후기를 쓸 수 있게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장 대표는 "배달 음식에 후기와 별점을 남기듯이 창업정책에도 후기 댓글을 남길 수 있게 하면 정책 수용자들에게 좀 더 친화적인 운영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고 제안했다.


중기부 "현장 아이디어 창업정책 반영"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지원기관은 이날 청년 창업가들이 제시한 여러 의견을 수렴해 앞으로 정책에 반영할 게획이다. 강성천 중기부 차관은 "현장에서 청년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책의 과제들이 잘 시행될 수 있도록 수시로 점검하고 소통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스타트업 현장의 애로사항이나 정책 아이디어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청년 스타트업 뿐 아니라 창조경제혁신센터, 중진공, 창진원 관계자도 참여해 청년 스타트업 공개 멘토링과 헬프데스크 운영, '청년 인재 이어드림' 등에 대한 세부 실행방안을 설명했다.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창업가와 정부 소통 창구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청년 창업가들의 애로사항를 수렴하고, 지원 창구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여러 실행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정부는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청년 창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활성화 방안 내용은 △기반 △창업도전 △창업성장 △재도전 등 총 4대 분야 28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중기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대학을 지역 청년 창업의 중심 거점으로 개편하고 연간 약 2만3000명의 청년들에 대한 창업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중에는 창업에 처음 도전하는 1000여개의 청년 스타트업들을 추가로 발굴·지원한다. 이는 중기부의 예비·초기·도약패키지 등 연간 창업사업화 프로그램을 통한 지원기업 전체의 2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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