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나는 여행주, 필요한 건 '실적'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 2021.06.02 04:26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최근 여행주가 큰폭으로 올랐다.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률이 크게 오르면서 하반기 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행주 주가가 이미 코로나19 국면 이전 수준을 넘어선 상황에서 추가 상승 모멘텀이 필요하다. 특히 국내 여행사들의 주요 매출원인 국외여행 정상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하나투어는 전일대비 1200원(1.34%) 떨어진 8만8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참좋은여행은 2.7% 하락한 1만6200원으로 마감했다. 모두투어은 0.86% 상승 마감했다.

이날 조정을 받긴 했지만 5월 한달간 여행 관련 종목은 급등했다. 하나투어 주가는 지난 한달 동안 36%, 같은 기간 모두투어와 참좋은여행도 각각 28.1%, 26.7% 올랐다. 기관 매수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은 지난달 하나투어 483억원, 모두투어 257억원, 참좋은여행 2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여행주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때문이다. 미국은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으면서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셀러브리티크루즈는 5월26일 크루즈 업계 처음으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운항 승인을 받았다.

EU(유럽연합)은 유로존 내 백신 접종률이 40%에 육박하자 디지털 백신여권 도입 검토를 시작했다. 국내 백신 접종률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얀센 백신 도입으로 접종률은 더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이날 얀센 접종 예약을 받는 앱은 몰려드는 예약자들도 접속까지 지연됐다.
높아지는 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와 달리 현 여행주 주가 수준은 부담이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참좋은여행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국면의 저점을 훌쩍 뛰어넘은 주가를 기록 중이다. 하나투어는 저점(2만6600원) 대비 3.4배, 모두투어는 저점(7170원) 대비 4배, 참좋은여행은 저점(3065원) 대비 5.4배 높은 수준이다.

이전 수준과 비교해도 여전히 높다.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장기화와 일본 불매운동으로 여행업에 대한 경계가 컸던 2019년보다도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9년 여행사들의 월평균 주가는 하나투어 5만5325원, 모두투어 1만9213원, 참좋은여행 7166원이었다.

결국 여행주가 상승 모멘텀을 타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여행 수요 회복 움직임이 필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대유행) 이후 6분의 1 토막으로 줄어든 방한 외래관광객(2020년 251만9118명)과 7분의 1로 줄어든 국민 해외관광객(2020년 427만6006명) 숫자가 늘어나야 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집단 면역이 형성되더라도 코로나19 이전 단계로 국제선 운항 재개 및 수요 회복까지는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 현재 운항이 가능한 국내선에서와 같은 과잉 경쟁상황이 국제선 일부 운항재개 노선에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며 신중한 투자를 강조했다.

트래블버블 등 여행 규제 완화조치가 여행주의 눈높이를 한층 높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트래블버블이란 코로나19 사태에서 방역 우수 지역 간에 안전막을 형성, 두 국가 이상이 서로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을 뜻한다. 한국 정부도 하반기 트래블버블을 검토 중이다.

하인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본격적인 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있지만 여행주는 1년 이상 억눌린 수요로 인해 이익 잠재력이 높다"며 "특히 백신 여권과 트래블버블 등은 여행 활동의 재개 시점을 더욱 앞당길 수 있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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