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을 가격 인상…라면株를 담아야 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 2021.06.02 05:03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국내 주요 식품 업체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그동안 동결됐던 라면 가격을 인상해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체에선 라면 가격 인상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하반기 상승을 염두하고 미리 라면주를 담아두는 것이 좋다고 봤다. 현재 주가는 실적 부진을 반영해 횡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농심은 전 거래일 대비 2500원(0.83%) 상승한 30만4000원에 거래됐다. 오뚜기, 삼양식품도 각 0.92%, 0.78% 상승했다. 최근 라면 관련주들은 실적 부진으로 1년전과 유사한 수준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라면 1위 농심은 올해 1분기 매출이 6344억원, 영업이익은 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7.7%, 55.5% 감소했다. 삼양식품의 경우, 매출은 10.5% 감소한 1400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46.2% 감소한 144억원이었다.

라면 외 다른 식품들의 판매율이 높은 오뚜기는 비교적 선방했다. 매출의 경우 4.0% 성장한 6713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12.3% 하락한 502억원이었다. 오뚜기와 달리 매출액 중 라면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농심과 삼양식품은 영업이익이 절반 가량 하락한 셈이다.

이는 라면의 판매 단가는 그대로지만 원재료인 팜유와 소맥분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농심은 2016년부터, 2017년부터 라면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오뚜기의 경우 2008년 이후 라면 가격을 유지하다 최근 라면값을 인상하겠다고 밝혔지만 무산됐다.

대표적 서민음식인 라면값을 인상하는 것엔 가격 저항이 심한 편이다. 하지만 전세계 곡물 가격이 폭등하고 팜유 가격이 최근 13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하반기에는 라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농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소맥 선물가격은 톤당 238달러로 지난해보다 18% 인상됐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팜유 현물 가격은 톤당 980달러로 56%나 급등했다.

김정섭 신영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연초 판가 인상을 단행한 업체들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반면 라면 업체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그간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심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한다면 점유율이 하락할 수도 있고 라면의 상징성 때문에 그간 가격 인상이 억제됐다"고 분석했다.

김정섭 연구원은 "업체별로 가격 인상 대신 원자재 소싱 다변화, 신제품 출시 등으로 수익성 방어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2분기부터 투입 원가 부담과 운임 상승으로 인한 판관비 부담이 본격적으로 가중될 것"이라며 "가격 인상에 대한 타당성이 확보된 상황, 구체적 인상 시기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하반기 내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원재료 부담 상승 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하반기에 라면 또는 스낵 부문의 가격이 인상될 전망"이라며 "라면의 경우 국내 시장 자체의 성장률이 다소 정체돼 있어 다른 음식료 품목 대비 가격 인상에 따른 주가 상승 모멘텀은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 실적 하락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하반기 가격 인상 및 해외 성장 부각에 따른 주가 반등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며 "농심의 경우 하반기에는 전년도 역기저 부담도 완화돼 성장률 확대가 가시화돼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에 대해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한 이유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수요 역기저,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투입단가 상승, 운임단가 등 수출 관련 비용 상승 영향 때문"이라며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투입단가 상승 부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중기적인 실적 개선 가시성이 다소 낮아 라면 판가 인상 여부가 실적 전망치 변화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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