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고객에 "선물가격은 완쾌"…편백나무 사장님 '돈쭐'난 사연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 2021.06.02 09:15
최근 온라인상에서 폐업을 고민하던 편백나무 방향제 판매자의 따뜻한 답글이 화제를 모았다./사진='고마운 사람들'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폐업을 고민하던 편백나무 방향제 판매자가 최근 암 투병 중인 고객에게 남긴 따뜻한 댓글로 '돈쭐'(매출을 올려줘 업주를 응원한다는 뜻)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편백나무 대란 사장님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편백나무 제품 업체 사장 A씨가 최근 고객이 남긴 후기에 단 답글이 화제를 모았다.

이에 따르면 편백 방향제를 구입한 한 고객은 "암 투병 중이라 도움될까 싶어서 구매했다"며 "나무 향이 진하고 좋다. 감사하다"는 후기를 남겼다.

이에 A씨는 지난달 27일 답글을 통해 "남겨주신 리뷰를 보고 참 많은 생각을 했다"며 "내일 낯선 택배가 도착하더라도 놀라지 마시라. 고객님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에 작은 선물 하나 보냈다"고 했다.

이어 "폐업의 기로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투병 중이라는 고객님 글에 큰 울림을 받고 다시 힘을 낸다"며 "건강하다면 무엇이든 해볼 수 있으니 어떻게든 버텨보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쾌유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선물이지만, 폐업을 고민할 만큼 저희도 어려운 사정이라 공짜로 보내드릴 수는 없고 비싼 값을 받겠다"며 "선물 가격은 '완쾌'다. 꼭 건강해진 모습으로 완쾌하셨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그때까지 어떻게든 폐업하지 않고 버텨보겠다"며 "꼭 이겨내서 완쾌 소식으로 선물 값을 지불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후 해당 답글이 온라인상에서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지금 주문하러 간다", "사장님도 대박나고 고객도 꼭 완쾌하길", "돈쭐 내드려야겠다", "이런 소식만 보고 살면 좋겠다"는 등 응원 댓글을 남겼다.
/사진='고마운 사람들' 갈무리
주문량이 급증하자 업체 홈페이지에는 배송 지연 안내가 담긴 공지까지 띄워졌다. A씨는 "어려운 시국에 주문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올해 1월쯤부터 시작된 매출 하락이 5월까지 이어져 개인적으로 정말 힘들고 고민 많은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편백나무 포장을 도와주고 있는 장애인 친구들을 볼 면목도 없고, 무엇보다 집사람에게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매달 주는 생활비도 2월부터 제때 주지 못해 여기저기서 돈을 빌렸다"고 토로했다. 밀려드는 주문에는 "빠른 출고를 해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늦으면 오는 8~9월에 출고된다는 소식에도 누리꾼들은 신경쓰지 않는 모양새다. 그 이유에는 A씨가 폐업 위기에도 지난해 659만원을 기부했고, 누적 기부액은 2800만원을 넘어선 것도 포함됐다.

현재 해당 홈페이지 질문 게시판에는 "사장님 마음대로 폐업하지 마라", "사업 번창하시길 바란다", "이런 분들은 함께 도와야 한다", "기다릴 수 있으니 천천히 보내주셔도 된다" 등 훈훈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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