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달 31일까지 인수희망자를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 받는다. LOI를 제출한 기업들은 이스타항공에 대한 예비 실사를 일주일간 진행하게 되며 이후 다음 달 14일까지 본입찰을 진행해 최종 인수자를 결정한다.
이스타항공은 이전부터 공개입찰을 진행하려 했다가 수 차례 연기한 바 있다. 계획했던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절차를 진행하려 했지만 이를 위한 예비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다. 인수자가 없을 경우 회생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업계에서는 파산할 가능성을 높게 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국내 한 기업과 비공개 M&A(인수합병) 투자계약을 맺으면서 인수행보도 다시 급물살을 탔다.
이스타항공이 스토킹호스를 추진한 이유는 높은 안정성 때문이다. 스토킹호스는 우선 매수권자를 선정 후 공개입찰을 통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인수자를 찾는 방식이다. 본입찰에서 새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우선 매수권자가 남아 있는 만큼 매각 무산 가능성이 최소화된다. 새 인수자가 나타날시 매각가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그런만큼 내부적으로도 인수를 어느정도 기정사실화하고 운항 재개를 위한 준비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이달 중순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사전 서류작업을 진행 중이다. AOC는 노선 운항을 위해선 필수적으로 획득해야 하는 사항으로 이스타항공은 셧다운(운항 전면 중단)으로 인해 지난해 5월부터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인수 절차 및 AOC 재발급, 기타 사전준비 기간 등을 감안하면 빠르면 10월~11월 중에 국내선 운항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제대로된 수익성 회복은 국제선 운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야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국내 주요 LCC(저비용항공사)들은 국내선 중심으로 영업을 할 수밖에 없어 지난해부터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역시 적자 행보는 지속됐다. 지난해 이스타항공를 인수하려다 결렬됐던 제주항공의 경우 87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도 각각 601억원, 472억원, 449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선만으로는 고정비용 절감 수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며 "국제선 재개에 대한 전망이 이스타항공 인수 희망자들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이 기존 LCC에 비해 버틸 여력이 더 높아 장기적 측면에서 생존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도 있다. 운항을 1년 넘게 중단하면서 다른 LCC 만큼 부채가 크지도 않을 뿐더러 인력도 크게 줄여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에서다.
이스타항공은 셧다운 이후 지속적으로 퇴직자가 늘어났을 뿐더러 지난해 10월에는 항공업계 최초로 600여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한 바 있다. 현재 남은 직원수는 지난해초의 약 3분의 1 수준인 약 500여명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