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살해범 찾았는데 체포 전 자연사…끝까지 반성은 없었다

머니투데이 소가윤 기자 | 2021.05.28 09:04
김현정디자이너 /사진=김현정디자이너

50년 전 10대 소년을 살해한 용의자가 피해자가 봉사하던 성당의 가톨릭 사제로 밝혀졌다.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메사추세츠주가 지난 24일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가톨릭 사제 리처드 라빈을 지목했다. 하지만 그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날 지병으로 사망했다.

1972년 4월 15일 당시 13세였던 피해자 다니엘 크로토는 매사추세츠주 햄던 카운티 코네티컷 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다니엘은 가톨릭 미션스쿨을 다니며 성당에서 복사(服事·사제의 미사 집전을 돕는 소년)로 봉사했다. 발견 당시 그는 전날 등교할 때 옷차림 그대로였다. 하지만 다른 단서가 없어 범인을 찾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지난해 3월 안소니 굴루니 검사는 메사추세츠주 경찰과 미해결 사건 담당팀과 함께 다니엘 사건을 재수사하기 시작했다. 수사관들은 가톨릭 사제였던 리처드 라빈이 지난 2004년 받았다고 주장했던 수상한 편지를 발견했다. 10대 청소년을 살인했다고 시인하는 내용이 담긴 무기명 편지였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라빈은 이 편지에 대해 "2004년 살인자가 보내온 편지"라고 수사관들에게 설명했다.

다니엘이 다니던 성당의 사제였던 라빈은 그와 친밀한 관계였다. 다니엘과 그의 형제들을 시카고에 있는 자신의 부모님 집에 초대하기도 했다. 이후 라빈은 아동 성범죄 등 성적 문제를 수차례 일으켜 2004년 성직을 박탈당했다.

수사팀은 라빈을 용의자로 보고 수상한 편지를 조사했다. 지난 3월 법의학자 등 전문가가 편지를 감정한 결과 라빈이 편지 작성자로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빈이 쓴 다른 문서들과 해당 편지에 쓰인 문구와 언어 패턴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수사팀은 지난달과 이달에 걸쳐 라빈을 소환 조사했다. 라빈은 결국 범행 일부를 시인했다. 다니엘이 숨진 채 발견되기 하루 전날인 1972년 4월 14일 다니엘을 강둑으로 데려가 폭행했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그는 다니엘을 살해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를 폭행한 이후 자리를 피했다가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을 때는 다니엘이 엎드려진 채 강물 속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다니엘의 부모와 경찰에게 알리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수사 당국은 라빈이 다니엘을 살해했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그는 결국 체포 전날 숨졌다.

굴루니 검사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피해자의 가족은 해답을 원했을뿐"이라며 "수사팀은 축적된 증거에 따라 단서를 발견했고 라빈의 시인을 받아냈다. 우리가 답을 찾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다니엘의 형제 조 크로토는 사건을 결론지어준 수사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라빈이 속한 가톨릭 스프링필드 교구의 주교도 다니엘의 가족에게 사과했다. 주교는 "사제가 악한 범죄를 저지르고 그의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매우 낙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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