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는 못할 망정…" 이송희일, 김정화 남편 유은성 비판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1.05.26 21:22
영화감독 이송희일/사진=머니투데이 DB
영화감독 이송희일이 최근 '동성애 반대' 발언으로 논란이 된 CCM 가수 유은성을 비판했다.

퀴어영화 '후회하지 않아'로 잘 알려진 이송희일 감독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됐던 김정화의 남편이자 CCM 가수인 유은성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유은성은 최근 tvN 토일드라마 '마인'에서 김정화가 배우 김서형과 사랑하는 사이로 등장하는 것과 관련해 "제작진들이 동성애로 노이즈 마케팅하는 것 같다"며 "저희 부부는 동성애를 반대합니다"라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됐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졌다.

이후 '동성애 반대' 발언이 논란이 되자 그는 지난 25일 "제 경솔한 발언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작진분들의 의도와 관계없는 개인적인 추측으로 신중하지 못한 발언과 행동을 했다. 이로 인해 많은 분들께 결례를 범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송희일 감독은 논란이 된 유은성에 대해 "그 남편이라는 사람. 사과문에 호모포비아에 대한 사과가 없다. '마인'에 민폐를 끼쳤다는 내용 외에 텅 비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감독은 과거 김정화가 자신의 영화 '후회하지 않아'에 출연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 감독은 "오래 전 김정화 배우는 내 첫 장편 '후회하지 않아'에 우정출연했었다. 그 영화, '한국 최초로 커밍아웃한 게이 감독이 만든 퀴어영화' 뭐 이런 문장으로 수식되던 영화였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당시 2005년쯤은 퀴어에 '퀴'자만 나와도 배우들이 모두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던 때였다. 선뜻 출연하기로 한 김정화 배우한테 많이 고마웠고, 여러 번 미팅을 하면서 즐겁고 맑은 기억만 남은 배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화는) 노개런티 출연이었다. 동성애자 역할도 아니고 짧은 비중이었지만 지금껏 늘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유은성을 향해 "남편이 내조는 못할 망정, 배우 아내의 선택과 앞길에 그렇게 초를 쳐야 하나"라며 "배우는 자신의 정체성과 소신과 상관없이 다른 정체성과 삶을 연기하는 자다. 해외 스타 배우들도 자신의 정체성과 상관없이 동성애자 역할을 했고, 재커리 퀸토 같은 커밍아웃한 배우도 그 반대로 이성애자 역할을 연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심지어는 마음 속에 불편한 감정이 있더라도, 전혀 다른 이의 정체성과 삶에 접속하는 게 배우들의 운명"이라며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와 존경도 없고, 그저 그릇된 신앙심에 호모포비아를 전시하려는 얄팍한 자의식. 그게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설령 존재의 그릇이 그것밖에 되지 않더라도, 아내 앞길을 생각해 입 좀 다물고 사는 게 '정상적인' 남편의 노릇일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언제까지 이런 시시한 말풍선들을 듣고 살아야 하는 건지, 원"이라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편 이송희일 감독은 영화 '굿 로맨스' '후회하지 않아' '백야' '야간비행'등을 연출한 독립영화 감독으로, 퀴어영화를 제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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