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사로잡을 액티브 ETF 첫 출격..운용사 '수익률 승부'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김소연 기자, 정혜윤 기자, 구경민 기자 | 2021.05.24 05:00

[ETF 큰 장 선다]

편집자주 | 주식 직접투자 증가에 힘입어 ETF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52조원으로 50조원을 넘어섰고 올 들어(지난 20일 기준) 60조원대를 돌파했다. 특히 미국에서 지난해 테슬라로 아크 ETF가 주목받은 이후 액티브 ETF 비중이 늘고 국내 시장도 발 맞춰 따라가고 있다. 오는 25일 국내에 신규 주식형 액티브 ETF 8종이 상장되는 것을 계기로 액티브 ETF가 새로운 투자지평을 열지 관심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전반에 대한 ETF 현황을 살펴봤다.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가 시장점유율이 굳어진 ETF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오는 25일 본격적인 액티브 ETF 상장을 앞두고 기대가 커지고 있다. 매니저가 직접 운용하는 주식 액티브 ETF가 국내 증시에 상장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액티브 ETF가 수익률 호조로 흥행에 성공하면 전체 펀드 시장에도 활기가 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식 운용 자존심 걸었다...25일 액티브 ETF 8종 상장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한국거래소에는 액티브 ETF 8종이 동시 상장된다. 자산운용사 4곳이 각 2종씩 출시한다.

국내 ETF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KODEX K-신재생에너지, KODEX K-미래차를 내놓는다. 지난해 국내 BBIG ETF 로 '대박'을 터뜨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퓨처모빌리티, TIGER 글로벌 BBIG를 상장시킨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자사의 대표 주식 펀드 이름인 '네비게이터'를 액티브 ETF 브랜드로 전격 내세웠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네비게이터 ESG,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 밸류체인을 준비했다.

헷지펀드 명가에서 종합자산운용사로 변신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이번 상장으로 ETF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다. 타임폴리오 K스탁, 타임폴리오BBIG를 통해 액티브 운용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다짐이다.

이 외에도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이 연내 액티브 ETF 출시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액티브 ETF는 거래 편의성과 운용의 묘를 모두 살린 상품이다. 통상 주식형펀드의 경우 가입이나 환매 시 1~3일이 소요되는 반면 액티브 ETF는 당일 매매도 가능하다. 펀드는 판매사 수수료·보수가 붙지만 ETF는 운용사 보수만 내면 된다. 이러한 장점으로 최근에는 공제회 등 연기금들의 ETF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또 액티브 ETF는 추종 지수를 그대로 복제하는 전통적인 ETF와 달리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종목과 매매 시점 등을 매니저가 재량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액티브 ETF의 승부는 '수익률'에서 갈릴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AI(인공지능) 등 인간의 개입이 없는 액티브 ETF가 상장됐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아크자산운용이 공격적인 기술주 투자 ETF로 지난해 100% 수익을 거두면서 국내에서도 '매니저'를 앞세운 액티브 ETF가 나온 것이다.



액티브 ETF로 시장점유율 지각변동 일어날까


자산운용사들이 액티브 ETF를 앞다퉈 내는 배경에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블루오션'이라는 인식이 있어서다. 패시브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 반해, 액티브 ETF 시장에서는 수익률 경쟁으로 우위를 노려볼만 하다는판단이다.

우리나라 패시브 ETF 시장은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국내에 상장된 ETF 자산총액은 35조6000억원에서 2019년 말 51조7000억원을 급속히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에는 52조원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지난달 말을 보면 증시 상승에 따라 자산총액은 58조1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456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평균 대비 36% 떨어졌다.

상위 종목도 코스피200지수를 이용한 상품이 주를 이룬다. 순자산가치 1위는 KODEX 200(4조1000억원) 2위는 KODEX200선물인버스2X(2조3000억원)다. 순자산가치 상위 10위 중 5종목이 코스피200을 활용한 지수를 추종한다. 이는 최근 다양한 테마를 투자하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의 수요와는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상위 10 중 9종목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로 독식 중이다.

이정환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 본부장은 "기존 ETF 지수들은 철강, 유통 등 구산업을 기준으로 만들어지다보니 전기차, 핀테크, 플랫폼 등 신규 산업을 투자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액티브 ETF를 통해 투자자들은 보다 구체적인 테마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액티브 ETF는 신사업의 매출 비중이 낮더라도 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테마에 맞다고 판단하면 해당 주식을 편입할 수 있다.



고수들이 조언하는 현명한 ETF 투자법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다양한 상품 라인업과 각종 혜택으로 무장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펀드매니저의 운용 역량이 결합된 액티브 ETF가 출시되면 ETF 시장이 한 단계 레벨업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어떻게 투자해야 현명한 투자가 될 수 있을까.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25일 4개 자산운용사가 각각 2개씩, 총 8개의 액티브 ETF를 상장한다. 이에 국내 상장 ETF도 현재 469개에서 477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상품 라인업이 다양해지면서 ETF 쏠림 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ETF 거래자금 대부분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몰려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삼성운용이 순자산가치 기준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고 미래에셋운용이 28% 정도다. 시장 초기에 진입해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코스피 200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 상품을 선점한 영향이 크다.

ETF에 투자하는 동학개미들도 이들 상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투자패턴을 보인다. 그러나 ETF는 적은 돈으로도 자산 배분이 가능하고 단일 종목 투자로 인한 리스크를 피할 수 있어 소액 개인투자자가 적극 활용해야 하는 상품이다. 현명히 투자한다면 개별 주식 버금가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자산배분도 가능하다. 현금, 채권, 주식, 금·은 등 현물자산 총 4개 테마로 포트폴리오를 분배하고 싶다면 채권형 ETF, 귀금속 ETF, 코스피 200 ETF로 자금을 나눠 투자하면 된다. 산업별 ETF는 물론, BBIG·K뉴딜등 테마형 ETF, 귀금속·구리 등 원자재, 해외 주식·채권형 ETF까지 다양한 상품이 망라돼 있다.

저렴한 수수료와 세금도 장점이다. 주식을 투자할 때 기본 세금은 증권거래세, 배당소득세, 양도소득세다. ETF는 주식을 매도할 때 매도가액의 0.25%씩 납부해야하는 증권거래세가 면제다. 국내 주식형 ETF의 경우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도 없다(해외주식형, 국내외채권형은 과세).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 측에 지급해야 하는 보수도 일반주식형펀드보다 저렴하다.배당과 비슷한 ETF분배금에 대해서만 15.4%의 배당소득세를 부과한다.

ETF가 장기 투자에 적합한 상품인만큼 퇴직연금에 활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특히 해외 ETF의 경우 일반증권계좌로 거래시 매매차익에 과세가 되지만, 퇴직연금 계좌를 활용하면 매매차익과 분배금에 대한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연과세, 즉 퇴직 후 퇴직연금을 받을 때 퇴직소득세나 연금소득세를 내면 된다. 연금 형태로 매월 100만원 이하로 나눠 받는다면 3.3~5.5%의 연금소득세만 내면 된다. 퇴직연금계좌를 해외 ETF로 운용하면 절세효과까지 얻어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셈이다.



'0.01'의 전쟁...ETF 최저 수수료 경쟁 이유는


ETF(상장지수펀드)의 무기 중 하나는 저렴한 수수료다. 일반 주식형펀드 보수가 연 1~2%라면 ETF는 0.2~0.4%선이다. 올해들어 업계에선 이 소수점 자릿수를 낮추려는 '마른 수건 짜내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공모펀드 시장은 위축된 반면 ETF 시장의 몸집이 커지자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신운용 등 '빅4' 운용사들이 치열한 수수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수수료 경쟁에 불을 지핀 곳은 KB자산운용이다. KB자산운용은 올 2월 인덱스형 ETF 세 종류의 수수료를 대폭 내렸다. 코스피200 지수의 움직임을 따르는 상품(KBSTAR200 ETF)의 총보수(1년 동안 투자자가 내야 하는 수수료의 합)는 펀드 규모의 0.045%에서 0.017%로 낮췄다.

다른 비슷한 상품(KBSTAR200 토털리턴 ETF)의 총보수는 0.045%에서 0.012%로 인하했다. 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KBSTAR미국나스닥100 ETF)의 총보수는 0.07%에서 0.021%로 내렸다. 세 가지 상품의 총보수는 모두 업계 최저다. 이 중 운용사 몫(운용보수)은 0.001%다. 펀드 규모가 1조원이라면 운용사는 수수료로 1000만원을 가져가는 셈이다.

공격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은 ETF 성장세로 이어졌다.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액은 올해들어 1조4000억원 가량이 늘었고 ETF 시장점유율은 8%를 넘어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10월 총보수 0.09%인 상품(KINDEX미국나스닥100 ETF)을 출시했다. 이후 KB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총보수 0.07%인 상품을 내놓으며 수수료 인하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선 수수료 전쟁이 격화된 이유를 공모펀드 시장 위축에서 찾는다.

투자자 입장에선 운용사들의 수수료 경쟁이 반갑다. 기본적으로 수수료를 적게 내는 ETF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관 투자자나 연금 등으로 ETF를 택한 장기 투자자로서는 1bp(0.01%포인트) 차이가 크게 와닿을 수 밖에 없다.



명품백 대신 '럭셔리ETF' 사볼까



코로나19(COVID-19)의 수혜를 받은 산업 중 하나로 명품이 꼽힌다. 해외 여행 등을 가지 못하게 되면서 이른바 보복소비 형태로 명품을 사는 사람이 늘었다. 이 같은 소비 심리를 이용해 명품주를 모아 만든 ETF가 있다. '하나로 글로벌 럭셔리 S&P ETF'다. 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S&P 글로벌 럭셔리 지수를 추종하는 명품테마 ETF로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해 5월 상장했다.

이 상품은 선진국시장 상장 종목 중 명품 생산이나 유통 또는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의류 소매 뿐 아니라 자동차 제조업, 가정용 가구 등도 해당된다. 대표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의 명품 브랜드그룹 LVMH-Moet Vuitton이 7.64%, 구찌(GUCCI)가 속해있는 케어링(Kering) 그룹 7.02%, 테슬라(Tesla) 5.56%, 에스티로더(Estee Lauder Cos.A) 5.51% 등이 담겼다.

지난 20일 기준 하나로 글로벌 럭셔리 S&P ETF 가격은 1만7106.47원으로, 이 가격에 명품주식을 한번에 살 수 있는 셈이다. 코로나19에도 꺾이지 않았던 명품회사들의 실적 고공행진으로 ETF 수익률도 높다. 지난 19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은 71.04%다.


국내선 '글로벌 수소 경제, 미국 테마형'으로 돈 몰렸다


글로벌 수소 시장이 각광받으면서 KB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소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KBSTAR Fn수소경제테마ETF'를 출시했다. 국내 상장된 ETF 중 수소 테마를 내건 유일한 상품으로 설정 3개월만에 순자산 1850억원을 모아 주목받았다.

이는 증권사 리포트나 공시 보고서의 수소 경제 관련 키워드 점수가 높은 종목을 선별해 담는다. 현재는 현대차(16.55%), 현대모비스(15.66%), 한온시스템(14.41%), 한국가스공사(9.96%) 등을 담고 있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18.34%다.

국내를 넘어 미국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테마ETF 강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미국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된 기술 관련 기업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ETF', 미국 반도체 관련 기업 30종목을 대상으로 한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ETF'를 출시했다. 두 상품은 출시 한달 반만에 약 33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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