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조국·박상기 수사 여부 관심…기소는 못한다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 2021.05.19 04:50
(과천=뉴스1) 임세영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14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1.5.14/뉴스1
검찰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기소권 없는 사건을 수사한 경우 검찰의 보완수사에 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이어 최근 이첩된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 사건에도 공수처가 기소할 수 없는 조국·박상기 법무부장관이 얽혀 있어 사건 처리를 두고 검찰과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무마 의혹을 받는 윤대진 부원장 사건 처리를 고심하고 있다. 윤 부원장은 이 사건 수사의 키맨으로,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의견을 실무자한테 전달한 인물로 꼽힌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지난 12일 공수처법에 따라 현직 검사인 윤 부원장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다. 공수처가 직접 수사를 결정할 경우 조 전 수석과 박 전 장관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기소권 없어도 불기소 결정은 가능"


문제는 공수처가 이들에 대한 기소권이 없다는 점이다. 공수처는 전·현직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 및 이들 가족의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갖는다. 이외에 고위공직자 사건은 수사만 가능하다.

조 전 수석과 박 전 장관은 대통령비서실 소속 3급이상 공무원이자 중앙행정처 소속 정무직 공무원으로 공수처 수사대상인 고위공직자에 해당한다. 그러나 판·검사 등 경력은 없어 기소 대상은 아니다. 공수처 1호 수사대상인 조희연 교육감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대검은 지난달 공수처가 사건사무규칙 제정을 위해 검찰 측 의견을 수렴할 당시 '공수처는 기소권이 없는 고위공직자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경우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등에 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소권이 없는 사건에서는 공수처 검사의 신분이 경찰과 다르지 않다는 해석이다. 검찰은 이 경우 공수처가 불기소 결정도 할 수 없다고 본다.

반면 공수처 측은 공수처법을 근거로 모든 고위공직자 사건에 대해 불기소 결정권이 있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법 제27조는 '처장은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하는 때에는 해당 범죄의 수사 과정에서 알게 된 관련범죄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기소권이 있어야 불기소 결정권도 인정된다는 것이 법조계 해석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승재현 연구위원은 "기소권과 불기소권은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는 것"이라며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 외 사건에는 기소권이 없기 때문에 불기소권도 없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법리적 해석보다 법 개정 나서야"


두 기관의 갈등이 '입법 공백'에서 나오는 만큼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 교육감을 비롯해 조 전 수석, 박 전 장관 등 기소권 없는 수사대상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내부 규칙이나 법리적 해석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앞서 공수처는 검찰과 한 차례 갈등을 겪은 '유보부 이첩'을 사건사무규칙으로 명문화해 비판을 받았다. 검찰 기소권을 제한하는 유보부 이첩은 법적 근거가 없는 데다, 검찰이 공수처 내부 규정인 사건사무규칙을 따를 의무가 없어 갈등이 되풀이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한 형사법 전문가는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해서는 공수처 검사가 사법경찰관보다 지위가 낮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입법 공백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며 "앞으로 사건이 더 늘어날텐데 해석이나 내부 규칙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법을 개정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수사기관이 갑자기 새로 생겼기 때문에 이런 갈등은 예상됐던 것"이라며 "공수처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입법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법 개정을 통한 보완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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