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캡록(Caprock)그룹 자산운영책임자(사진)는 최근 서울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기자와 만나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수조원대 부를 일군 대기업 일가나 창업자들이 임팩트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임팩트 투자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투자 영역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부문이 대표적이다.
2005년 설립된 캡록그룹은 미국 내 '멀티 패밀리오피스'다. 단일 가문이나 한 개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전통적인 패밀리오피스와 달리 여러 고액자산가들의 재산을 맡아 관리한다. 현재 관리 중인 고객은 개인·가족·재단 등 150여곳이다. 대부분이 500억~5000억원 정도의 자산가들이다. 총 관리 자산은 약 65억달러(7조3000억원)다. 이 가운데 15%정도인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임팩트 투자에 넣었다.
그는 "고객이 희망하는 투자 수익률을 목표로 자산을 관리하는 게 기본적인 패밀리오피스의 역할"이라며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수익뿐 아니라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까지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를 테면 고객이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기업에 투자하고 싶다'거나 '가난한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에 돈을 쓰고 싶다'고 하면 이에 맞는 투자처를 발굴하거나 운용사(GP)들한테 제안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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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자산 7조3000억원…ESG 등 임팩트투자 1조원 이상━
임팩트 투자 수익률이 일반 투자보다 떨어지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씨아이엠의 경우 대출자금을 펀드를 다양화하는 구조로 만들어 손실리스크를 회피, 지난해에도 시장수익률을 웃돌았다"며 "어포더블하우징도 가격은 저렴하지만 공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일반 임대업보다 위험이 적고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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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임팩트 투자 등 사례 경험 공유━
그는 "미국에서도 임팩트 투자가 활발해진 게 몇 년되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한국에서 관심이 급격히 커진 것 같다"며 "전통적인 자산가들보다 주로 성공한 30~50대 젊은 벤처기업가들 사이에서 자신들의 부와 영향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하고 싶은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도 임팩트 투자가 활성화되려면 정확한 정보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자산운영책임자는 "단순히 선한 의도만 가지고 접근해서는 성공적인 임팩트 투자를 만들어낼 수 없다"며 "자산가의 관심과 성향을 반영하더라도 원하는 목표 수익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현실적인 숫자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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