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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이 쏘아올린 '김동연 대망론'━
그는 "김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서도 중용됐다. 흙수저에서 시작해서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라며 "특히 일반 국민에 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부총리는 판자촌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덕수상고를 졸업해 은행에 입사한 후 야간대학을 다닌 끝에 행정고시에 합격, 경제부총리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유명하다. 82세의 노정객이 이런 '김동연 스토리'에 주목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전 부총리를 향해 "자기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한 듯 하다. 그간 과정을 보면 엄청난 노력형"이라며 "자기가 추구하는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 최대의 노력을 경주하는 사람이다. 자기 나름대로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할 지에 대해 설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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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별의 순간'이라면서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본 적 없어" ━
지난달에는 '마크롱 모델'을 추천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도 지향적인 앙마르슈를 만들어 대선에서 승리한 후 기존의 공화당·사민당을 포섭해 다수당을 구성한 방식처럼, 사실상의 '제3지대 필승론'을 윤 전 총장에게 제안한 것이다.
그런데 이달들어 김 전 위원장의 메시지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적극적인 러브콜에도 윤 전 총장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자, 오히려 윤 전 총장을 자극하는 발언들을 해왔다. 이달 초 KBS·SBS 등 방송에 출연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 지지율 1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 7일에는 "내가 윤 전 검찰총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표현들을 하는데, 나는 지금까지 누구를 기다려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외에 새로운 후보가 부상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것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자신의 러브콜에 응답이 없는 윤 전 총장 대신, 또 다른 대권주자를 만들어 '킹메이커' 역할을 하려는 구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윤 전 총장을 자극해 움직이게 만드려는 수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여차하면 다른 유력주자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김 전 위원장 본인의 몸값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는 기존 평가는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가 윤 전 총장임을 부인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누가 뜨면 거기에 자연스레 사람들이 모인다. 이 사람, 저 사람 얘기를 듣다보면 혼란스러워진다"며 "이 말도 저 말도 맞아 보인다. 그걸 정리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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