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명 모두가 목놓아 부른 '임을 위한 행진곡'…5·18 기념식 엄수(종합)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1.05.18 13:42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내빈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2021.5.18/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뉴스1) 고귀한 기자 =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5·18민주화운동 제41주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기념식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 모두 힘껏 치켜올린 주먹을 흔들며 한목소리로 제창했다. 일부 보수 인사들이 따라부르지 않았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이날 기념식은 코로나19 여파로 5·18 민주유공자와 유족을 비롯해 정부 인사, 각계대표, 학생 등 99명으로 참석자가 제한된 가운데 열렸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 모두 '우리들의 오월'이라고 적힌 마스크를 착용하고 왼쪽 가슴에 파란 배지를 달았다.

기념식은 헌화와 분향, 국민의례, 경과보고, 기념공연 1·2막, 기념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순으로 45분간 진행됐다.

김영훈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1980년 신군부에 맞선 민주화운동의 경과보고를 갖고 "오늘 기념식은 참다운 세상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을 추모하고 앞으로 우리의 과제를 고민하는 자리다"며 "5·18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인권을 위한 법적 장치들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념행사는 5·18 당시 희생자로 올해 최초로 사진이 발견된 고(故) 전재수군과 투사회보의 필경사로 활약한 박용준 열사의 사연을 담은 영상과 함께 '바위섬' 추모연주로 시작됐다.

또 '기록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유네스코 기록물로 등재된 5·18 당시의 일기 등을 활용한 독백형식의 공연이 이어졌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찾지 못한 시신들, 헬기 사격, 발포책임자 규명 등 아직 밝혀내야 할 진실이 많다"며 "대한민국은 '오월 광주'에 대한 완전한 진실이 규명될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1.5.18/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기념식의 대미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장식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자 모든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제창했다.

일부 보수 인사들이 손을 흔들지 않거나 따라부르지 않았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기념식장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도 먼 발치서 손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는 합창으로 불리며 일부 인사들이 따라부르지 않아 시민들의 많은 빈축를 산 바 있다.

유족들을 모든 참석자들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힘껏 부르는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기념식이 끝난 뒤 유족들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야당 의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고 어깨를 토닥이기도 했다.

한 유가족은 "야당의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제창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면서 "이제 전두환 사과와 함께 5·18진상규명을 위해 힘을 많이 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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