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시 만들랬더니…투기의혹 행복청 '제2 LH' 비화되나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1.05.17 16:06

세종지역 개발사업 영향력 막강…투기조사엔 사각지대
행복청 "해당 간부 조사 후 엄중조치…전직원 전수조사"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뉴스1 DB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세종시 '행복도시 건설'의 사명을 띠고 출범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제2의 LH' 세력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지역으로만 국한하자면 세종시 신도시 건설의 총책을 맡은 행복청의 영향력은 LH와 비할 바가 아니다.

세종시 신도시 각종 개발사업을 주도하는 곳으로 관련 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있었다면 행복청 만큼 영향력이 있는 조직이 없다는 점에서 조직 내부에 대한 대대적인 전수조사 필요성이 제기된다.

17일 행복청에 따르면 본청 소속 과장 A씨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자체 진상조사 중이다. 조사결과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경찰에 수사 의뢰한다는 계획이다.

A씨의 배우자는 2017년 9월 세종시 연기면 연기리에 농지 1073㎡를 지인과 공동으로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사들인 연기리 농지는 스마트국가산단 예정지인 연서면 와촌·부동리 인근으로 개발지 수혜가 예상되는 투기 과열 우려 지역이다.

특히 해당지는 행복청 주관사업인 '행복도시(세종시 신도시)~조치원 연결도로 확장사업'에 따른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신규 노선이 예정된 곳으로, 일대는 '노른자위'로 꼽힌다.

매입 시기 또한 전 행복청장 B씨가 인접한 곳에 토지를 매입한 2017년 11월과 비슷하다.

이들의 땅은 불과 1.5㎞밖에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들인 부동산의 위치나 매입시점, 매입 토지 인근이 BRT 신설 노선 구획에 포함된 개발 호재에 이르는 점까지 B 전 청장의 사례와 판박이다.

행복청 내부의 조직적인 투기 바람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공직자 등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지난 3월 26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지난 정권 당시 행복청장을 지내고 2017년에 퇴임한 A씨의 국가산업단지 예정지 토지 투기 의혹 등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를 벌였다. 특수본이 압수수색 중인 곳으로 알려진 행복청 사무실 모습. 2021.3.2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세종시에서 행복청이 가진 규모와 영향력은 LH와 비할 바가 아니다.


행복청은 세종시 신도시 건설에 총책을 맡은 한시 기구로, 지역에서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한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공동주택·건축물 인허가 업무를 세종시에 일부 넘겨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굵직한 도시계획 관련 업무는 모두 행복청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그럼에도 공직자 부동산 투기와 관련한 의혹 선상에서는 비켜가 있었다.

전임자이지만, 조직 총책임자였던 전 청장이 투기 의혹 건으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그저 개인의 일탈 정도로 치부됐을 뿐 전 직원에 대한 투기 의혹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참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투기 의혹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의당 세종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 "행복청 고위공무원의 연기리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불법과 부당함이 밝혀진다면 엄벌에 처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LH 투기 의혹 사태로 대대적으로 촉발된 공공기관 종사자와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는 비실명, 차명 거래 등으로 지금껏 밝히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며 "지금까지 나온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나서라"고 덧붙였다.

행복청은 입장자료를 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투기 의심 정황이 파악될 경우 수사 의뢰 등을 통해 위법사항이 철저히 규명되도록 하고, 결과에 대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행복청 전 직원에 대해서도 세종시 부동산 보유·거래현황 전수조사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면목 없다" 방송 은퇴 언급…'이혼' 유영재가 남긴 상처
  2. 2 강형욱, 양파남 등극?…"훈련비 늦게 줬다고 개 굶겨"
  3. 3 매일 1만보 걸었는데…"이게 더 효과적" 상식 뒤집은 미국 연구진
  4. 4 "이선균 수갑" 예언 후 사망한 무속인…"김호중 구설수" 또 맞췄다
  5. 5 "수수료 없이 환불" 소식에…김호중 팬들 손절, 취소표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