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대회' 출전하는 최태웅 감독 "프로의 자존심 지켰으면"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1.05.13 06:18

현대캐피탈, 14일부터 홍천서 열리는 대회 출전
베테랑 제외한 20대 초중반 어린 선수들로 구성

최태웅 감독이 지휘하는 현대캐피탈이 오는 14일부터 강원 홍천서 열리는 실업배구 대회에 출전한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프로팀으로는 이례적으로 실업 대회에 출전한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오는 14일부터 강원 홍천서 열리는 2021 신협중앙회장배 한국실업배구연맹전'에 참가를 결정했다.

최 감독은 12일 통화에서 대회에 나설 젊은 선수들을 향해 "나이는 어리지만 프로에 대한 자존심을 지켰으면 좋겠다"며 "어리다고 그저 응석을 받아줄 때가 아니란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웅 감독은 2020-21시즌 중 대대적으로 팀을 개편했다. 세대 교체를 기치로 내세우며 과감하게 트레이드 등을 통해 '재창단'에 맞먹을 정도로 새판짜기에 나섰다.

그간 대한항공과 함께 대표적으로 '윈 나우'를 표방했던 현대캐피탈이었기에 더욱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이는 현재보다 팀의 향후 10년, 미래를 위한 행보였다.

실제 최 감독은 지난 시즌 박경민(22), 김명관(24), 김선호(22), 허수봉(23) 등 젊은 선수들을 팀의 주축으로 기용했다. 성적에 대한 부담을 잠시 내려놓은 채 베테랑 문성민(35), 박주형(34), 여오현(43) 등보다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줬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한때 6연패에 빠지며 부진했던 현대캐피탈은 후반으로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이었다.

2020-21시즌 4~5라운드에서 각각 4승2패의 성적을 거두며 최 감독을 웃게 했다. 결국 15승21패(승점 41)로 7개 팀 중 6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최 감독은 "기대 이상으로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나아가 현대캐피탈은 어린 선수들의 경험을 쌓기 위해 실업대회 무대에 나선다. 별도의 2군리그가 없는 프로배구서 유망주들에게 실업팀과의 경기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젊은 피'로 무장한 현대캐피탈.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현대캐피탈은 이번 대회에 문성민, 최민호, 여오현, 박주형 등 고참급 선수들을 데려가지 않는다. 또 대회에는 참가하지만 초청팀이기 때문에 순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최 감독은 "국군체육부대(상무), 화성시청 등 실업 랭킹 1~2위 팀들과 모두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자리"라며 "우리 선수들이 어리지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 올 시즌 선수들이 성장해 온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태웅 감독은 이번 실업 대회에 벤치에 직접 앉지 않고 코치들이 선수들을 지휘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한 걸음 뒤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본다는 큰 그림이다.

단순히 경기 참가에만 의의를 두는 것은 아니다. 최 감독은 이번 대회에 송원근, 박준혁(이상 24), 김명관, 박경민, 김선호 등이 출전할 것이라 예고한 뒤 선수들을 향한 중요한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나이는 어리지만 프로에 대한 자존심을 지켰으면 좋겠다"면서 "그냥 경기에 나가서는 안된다. 프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프로의 마인드를 갖췄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14일 오후 4시 국군체육부대와 첫 경기를 갖고 15일 오전 10시 화성시청과 2차전을 치른다. 이어 영천시체육회(17일), 현대제철(18일)과 경기를 끝으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 한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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