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남편의 사망…코로나 '2차 유행' 인도 허리가 쓰러진다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 2021.05.12 12:01
27일(현지시간) 인도 아마다바드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의 한 가족이 코로나19 전용 국립 병원 밖에서 울부짖고 있다. 인도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은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AP=뉴시스
연일 30만~40만명대 감염자를 내고 있는 인도 코로나19 '제2차 유행'이 중산층 생활에 특히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인도의 경기 회복이 더 늦춰질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인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근 확산세가 모든 인도인에게 고통을 줬지만, 바이러스의 위협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중산층에게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한 기업에서 세무 고문으로 일하던 람 프라카시(53)는 중산층 가운데 한 명이었지만 지난달 코로나19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그의 부인은 "우리 삶은 잘 돼가고 있었지만 이제 모든 게 끝났다"며 "지금은 생존하고, 음식을 얻고, 생활비를 버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의 딸도 학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보건 전문가는 지난해 9월 10만명대가 넘는 감염자를 낳았던 1차 유행이 주로 가난한 이들에게 퍼진 반면 2차 유행은 중산층을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설상가상으로 중산층이 주로 이용해왔던 민간 의료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마르셀루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 창업자 사우랍 무케르지아는 "당신이 돈이 많아도 병상을 구할 수 없고 산소를 살 수 없을 것"이라며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변이 바이러스가 생기면서 항체 보유 비율이 적던 중산층이 표적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뭄바이에서 실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빈민가 주민의 50%가 항체를 가지고 있었지만 부유한 지역에선 20%를 밑돌았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한 임시 노천 화장터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람들의 화장이 진행되고 있다. 2021.04.26./사진=[뉴델리=AP/뉴시스]
경제 전문가는 이번 사태가 늘어나는 수입을 바탕으로 소비를 주도해왔던 중산층을 장기적으로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탄비 굽타 자인 UBS글로벌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인도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선) 결국 소비가 중요하다"며 "지난해 1차 유행을 전혀 이겨내지 못한 채 2차 유행으로 진입하게 돼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인도에선 이미 지난해 3200만명이 중산층에서 밀려났다. 이는 2011년 이후 중산층에 합류한 이들의 절반 이상이 다시 밀려난 것이다. 올해 중산층 이탈은 이보다 한층 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도는 코로나19 감염자 폭증으로 재앙에 빠진 상태다. 인도의 한 대학에선 전·현직 교수 34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고, 화장터도 모자라 갠지스강에선 무더기 시신이 발견됐다. 여전히 전국 봉쇄령이 내려지지 않은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돌싱'이라던 남편의 거짓말…출산 앞두고 '상간 소송'당한 여성
  3. 3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4. 4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
  5. 5 "아이가 화상 입었네요"…주차된 오토바이에 연락처 남긴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