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인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근 확산세가 모든 인도인에게 고통을 줬지만, 바이러스의 위협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중산층에게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한 기업에서 세무 고문으로 일하던 람 프라카시(53)는 중산층 가운데 한 명이었지만 지난달 코로나19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그의 부인은 "우리 삶은 잘 돼가고 있었지만 이제 모든 게 끝났다"며 "지금은 생존하고, 음식을 얻고, 생활비를 버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의 딸도 학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보건 전문가는 지난해 9월 10만명대가 넘는 감염자를 낳았던 1차 유행이 주로 가난한 이들에게 퍼진 반면 2차 유행은 중산층을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설상가상으로 중산층이 주로 이용해왔던 민간 의료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마르셀루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 창업자 사우랍 무케르지아는 "당신이 돈이 많아도 병상을 구할 수 없고 산소를 살 수 없을 것"이라며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변이 바이러스가 생기면서 항체 보유 비율이 적던 중산층이 표적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뭄바이에서 실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빈민가 주민의 50%가 항체를 가지고 있었지만 부유한 지역에선 20%를 밑돌았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인도에선 이미 지난해 3200만명이 중산층에서 밀려났다. 이는 2011년 이후 중산층에 합류한 이들의 절반 이상이 다시 밀려난 것이다. 올해 중산층 이탈은 이보다 한층 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도는 코로나19 감염자 폭증으로 재앙에 빠진 상태다. 인도의 한 대학에선 전·현직 교수 34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고, 화장터도 모자라 갠지스강에선 무더기 시신이 발견됐다. 여전히 전국 봉쇄령이 내려지지 않은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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