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1일 한·미·일 3국 정보기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지일파' '북한통'으로 불리는 박 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알려진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앞서 박 원장은 지난해 11월 방일 당시 다키자와 내각정보관과 접촉한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3국 정보기관장 회의의 주요한 의제는 바이든 정부의 새로운 대북 정책과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 정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북한이나 중국과 관련한 정보가 오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우리 정부의 입장에선 미국 대북정책이 임박한 가운데 한미일 간 막판 조율을 기대해 볼만한 계기이기도 하다. 북한을 외교로 이끌 적극적인 유인책을 내놓으며 미일 측에 공조 또는 협력을 요청할 수도 있다.
한반도에게 중요한 시기인 만큼 우리 정부 내부에서도 박 원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기류가 흐른다. 그는 손에 꼽히는 '북한통' '지일파' 인사로 불리며, 오랜 정계 활동을 하며 높은 '협상력'을 제고해온 인물로 평가 받는다. 이러한 그의 장점이 이번 한미일 수장회의에서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가 표면적으로는 '정보기관' 수장들의 만남으로 각국이 수집한 정보들에 대한 단순 정보공유 차원의 논의만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각 정보기관장 수장들이 모이는 자리라는 점, 비공개로 회의가 진행된다는 점, 시기적으로 한미일의 공조가 중요한 때라는 점 등을 감인하면 정보공유를 넘어서는 차원의 협상이나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박 원장은 이번 방일 일정에서 국회의원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일본 집권당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도 비공개로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는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가능성이 있다.
박 원장이 취임한 이후 공개된 방일 일정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2020년 11월 일본을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관계 정상화 의지 등을 전달했다. 당시 입국 직후 박 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일 양 정상이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당시 박원장은 이번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에서 만날 예정인 다키자와 내각정보관은 물론 니카이 간사장, 기타무라 시게루 국가안전보장국장 등 정부 여당 관계자들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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