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은 텅빈' 특급호텔, '15만원' 뷔페까지 식음료 불티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1.05.11 15:57

코로나 '보복소비'와 '스몰럭셔리' 트렌드에 도심 특급호텔 고가 식음메뉴 인기

오는 25일 오픈하는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에 위치한 뷔페 레스토랑 콘스탄스.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코로나19(COVID-19)로 침체된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서 도심 특급호텔들도 '스몰 럭셔리' 콘셉트를 입힌 먹거리를 무기로 반등을 노린다. 한 그릇에 6만원이 넘는 빙수를 내세우는가 하면, 한끼에 15만원짜리 호텔 뷔페까지 등장했다. 이 가격이 통할까 싶지만 호텔들의 표정엔 자신감이 보인다.


호텔뷔페 한 끼=하루 호캉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문을 여는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야심작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 프리미엄 식음영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호텔 뷔페 콘스탄스의 가격(중·석식, 성인 기준)을 12만5000원~15만원대로 책정했다. 일요일 점심의 경우 15만원인데, 빈티지 샴페인을 포함하면 25만원이다. 여느 파인다이닝 못지 않은 수준으로 어지간한 호텔 투숙가와 견줄 수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직접 알린 레스토랑 '이타닉 가든'과 함께 내세운 미식 컬렉션이라지만 기존 뷔페보다 훨씬 비싸다. 호텔 뷔페 가격저항선인 12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강남권 호텔은 물론 '서울 3대 호텔 뷔페'로 불리는 롯데호텔 '라세느', 신라호텔 '더 파크뷰' , 조선호텔 '아리아'도 수요가 폭증하는 크리스마스에서 새해로 이어지는 연말을 제외하면 주말 저녁이 12~13만원대다.

호텔 식음업장 고가정책은 지난해 연말에 불씨가 당겨졌다. 조선팰리스 뿐 아니라 기존 특급호텔 뷔페들도 모두 가격을 인상하는 추세다. 지난 2월 롯데호텔 라세느와 신라호텔 더파크뷰가 각각 뷔페 가격을 4~7%대 인상했다. 시그니엘 부산도 뷔페 '더 뷰'의 주중 저녁과 주말 점심, 저녁의 가격을 다음달 1일부터 12만원 소폭 인상키로 결정했다.


'애망빙' 대박, 스몰럭셔리 통한다


신라호텔의 '애플망고빙수'. /사진=호텔신라
호텔들의 이 같은 결정엔 지난해 코로나 보릿고개 속에서 유일하게 빛을 발한 빙수 영향이 적지 않다. 지난해 서울 시내 특급호텔마다 객실이 텅 빈 상황에서도 빙수를 먹기 위해 들른 고객은 인산인해를 이루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4~7만원대로 식사보다 비싼 디저트임에도 소비에 굶주린 사람들이 찾으면서 '매출효자' 노릇을 했다.

실제 호텔 프리미엄 빙수의 원조격인 신라호텔은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주중에만 빙수를 판매했는데도 1시간씩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빙수시즌인 지난해 2분기 신라호텔 서울의 객실점유율(OCC)이 28%에 불과한 것과 달리 빙수를 판매한 '더 라이브러리'는 연일 만석이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지난해 빙수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신장했다.


프리미엄·럭셔리 소비 트렌드를 공략하면서다.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하고, 오히려 전보다 더 씀씀이가 커지면서 특급호텔에서 즐기는 식사와 디저트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특히 '스몰럭셔리'를 즐기는 2030 젊은층의 취향을 제대로 사로잡았단 분석이다. 신라호텔은 원재료 비용상승 등으로 올해 빙수 가격을 6만원대로 인상했지만, 덥지않은 날씨에도 벌써부터 발길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5성급 특급호텔의 식음업장은 맛이나 콘셉트, 식당 분위기 등이 최근 유행하는 프리미엄 소비와 맞다"며 "객실 세일즈가 부진하고 물가 상승 등으로 비용압박도 적지 않은 만큼 고가에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식음영업이 활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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