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각하, 심기 거슬러 죄송합니다"…전국 대학에 '반성문'?

머니투데이 김자아 기자 | 2021.05.10 16:34
/사진=신전대협

"문재인 대통령 각하 죄송합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건물 기둥과 전국 100개 대학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는 '반성문' 형식을 빌렸으나 문재인 정부를 풍자·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10일 공개된 대자보에 따르면 반성문의 발신은 보수성향 대학생 단체인 신전대협(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수신은 문재인 대통령 각하로 표기돼있다.

김태일 신전대협 의장은 자신을 비방한 유인물을 뿌린 30대 청년을 모욕죄로 고소했다가 취하한 문 대통령을 겨냥해 "'성찰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청와대의 지시에 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전대협은 반성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자신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배포했다는 이유로 한 청년을 모욕죄로 고소했다"며 "이 청년은 22개월간 조사당하며 집요하게 괴롭힘당했고, 휴대전화를 3개월간 압수당하다 논란이 되자 뒤늦게 고소를 취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취하의 순간에도 고소의 여지를 남겨 엄중한 경고를 남겼기에 반성문을 올린다"고 반성문 작성 취지를 밝혔다.

또 "문재인 대통령 각하 죄송하다"며 "저희 대학생들은 문재인 정부가 2030 세대의 삶을 무너뜨렸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대한민국의 공정한 질서를 해체했다"며 조국 전 장관 일가의 비리, 추미애 전 장관의 아들 병역 특혜, 문 대통령 아들에 대한 특혜 의혹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소득주도성장, 부동산가격폭등으로 내집마련, 결혼, 취업 모두 포기해야 했다"며 "이제 우리는 부모세대보다 못 살게 된 첫번째 세대가 됐다"고 주장했다.

정부·여당 인사 다수가 운동권 출신이었던 것을 겨냥해 "대학 생활 내내 화염병을 던지고 대자보를 붙이던 분들이 집권했기에 이 정도 표현의 자유는 용인될 줄 알았다"고도 했다.

이어 "그러나 착각이었다"며 "자신에 대한 비판은 댓글이든, 대자보든, 전단지든 모두 탄압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실을 말해서, 다른 의견을 가져서, 표현의 자유를 원해서, 공정한 기회를 요구해서, 대통령 각하의 심기를 거슬러 대단히 죄송하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신전대협은 문 대통령의 모교인 경희대를 비롯해 서울대, 카이스트대, 부산대 등 전국 100개 대학교에 400여장의 반성문 대자보를 부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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