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당선된 지 1년 만에 불출마를 선언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지해준 지역 주민에게 무책임한 자세라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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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희생하려는 각오"… 결의 다진 김웅━
김 의원은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준비 중이다. 김 의원은 10일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번 주 중에는 (출마 선언을) 해야 할 거 같은데 정확한 날짜는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송파갑 불출마'는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을 때부터 생각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송파갑은 우리 당원, 정치 후보자라면 누구나 가장 오고 싶어하는 곳이다. 계속 '퓨처 메이커라고 하는 청년에게도 기회를 줘야지' 생각했다"며 "출마를 결심했을 때부터 마음을 먹었다. 당 대표 되는 사람은 자기 지역구는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게 맞는 거 같다"고 했다.
당 대표가 안 돼도 다음 총선에서 송파갑을 청년에게 양보할 용의가 있다고도 밝혔다. 필요하다면 총선에 아예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 의원은 "예를 들면 당선 가능하지 않은 곳에 가서 용쓰는 것보다 수도권이나 박빙인 지역의 다른 후보를 돕는 일을 하는 게 좋겠다고 하면 그 일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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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2위에서 4위로, 반전 카드 될까━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PNR에 의뢰해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의원은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에서 8.2%를 기록해 4위에 올랐다. 지난달 19일 같은 기관에서 발표한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1.3%로 2위를 기록한 이후 하향세다. (지난 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100%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조사. 응답률은 3.6%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2021년 3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값을 림 가중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김 의원의 유력한 경쟁 상대로는 주호영 전 원내대표(5선·대구 수성갑)와 4선 출신의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꼽힌다.
김 의원은 "당 대표가 되고 다음에 본인이 또 그 자리로 가서 재선하고, 3선 되는 건 안 맞는 거 같다"며 "당 대표는 희생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당 대표의 희생정신을 강조하면서 경쟁 주자인 다선 출신 의원들도 견제하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정치 행보 조언을 들었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은 김 의원에게 "당 대표가 돼 우리 당의 정강정책을 실천하라"며 "누군가의 계파 꼬붕(수하)이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자기만의 정치를 하라. 지금까지는 너무 얌전했다. 세게 붙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세게 붙어라'라는 표현을 두고 "당내 후보들과 세게 붙으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당 대표 경선이 본격화하면 더 치열한 수싸움이 펼쳐진다고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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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직 당 대표 출마에 이용했나"… 비판도 나와━
송파 지역 일각에서는 "국회의원직을 당 대표 출마에 이용하면 지역 주민은 뭐가 되느냐"는 볼멘소리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김 의원은 이에 "제가 이야기했던 공약을 4년 동안 최선을 다해 지키면 되는 것"이라며 "같은 지역에서 재선하고 삼선해야만 그 지역 주민에게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다. 대선을 앞두고 우리 당에 필요한 것은 모든 걸 희생하려고 하는 자세"라고 해명했다.
한편 전날에 이어 이날도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김 의원이 SNS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홍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 의원을 겨냥해 "염량세태(炎凉世態·힘이 빠지면 푸대접받는 세상인심)가 되다 보니 선후배도 없고 위아래도 없는 막가는 정치가 돼 간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구미월령(新鳩未越嶺)이란 고사성어도 있다"며 "부디 자중하라"고 썼다. '신구미월령'은 어린 비둘기는 고개를 잘 넘지 못한다는 뜻이다. 젊은 사람이 나이 든 사람을 이기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쓰인다.
김 의원도 즉각 페이스북에 "제가 세게 이야기하는 것을 누구에게 배웠겠느냐. '노욕이다. 정계 기웃대지 마라'고 과거 전과까지 꺼내어 공격하시던 선배님의 모습을 보고 배운 것 아니겠느냐"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소금도 오래되면 곰팡나는 법이다. 어린 비둘기가 높은 고개를 못 넘으면 선배님이 도와달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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