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제맥주 상장 제주맥주 "韓 대표 수제맥주로 성장하겠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 2021.05.10 15:17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IR

"한국 전자제품, 반도체하면 누구나 알 정도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국산 맥주는 어떨까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없습니다. 제주맥주는 여기서 시작했습니다. 테슬라 특례상장을 통해 글로벌 맥주 시장에서 테슬라처럼 성장하겠습니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후 제주맥주의 사업계획과 비전에 대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이번 상장은 국내 첫 수제맥주 업체로는 처음이자 이익미실현 상장 중 첫 소비재 기업이다.

제주맥주는 2015년 2월 설립한 수제맥주 업체다. 2017년 제주 감귤 껍질을 첨가한 밀맥주 '제주위트에일'을 출시하며 국내 맥주시장에 진출했다. 진출 초기만 하더라도 제한된 유통망과 생산시설 탓에 제주 내에서만 판매됐지만 이듬해 2018년 전국 단위로 유통망을 확대했다.

제주맥주는 설립 초기부터 빠르게 성장했다. 진출 첫해 수제맥주 시장에서 5.1%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이후 연평균 147.9%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0년 28.4% 점유율을 달성했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점유율 1위다. 전체 프리미엄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4.5%다.

차별화된 마케팅과 레시피 개발 능력이 제주맥주의 강점으로 꼽힌다.

문 대표는 "제주맥주는 설립 단계부터 글로벌 수제맥주 업체 브루클린브루어리로부터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 받았다"며 "국내 수제맥주 업체 중에서는 유일하서 연구소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기존 기술연구소를 R&D(연구·개발)헤드쿼터로 지위를 강화했다. 제주맥주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카드, BBQ, 하이파크랜드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차별화된 모습이다. 기존 주류업체들이 유흥채널 중심의 지원금 지급, 기념품 판매촉진 마케팅에 집중됐다면 제주맥주는 체험형 마케팅에 집중했다.


문 대표는 "제주맥주는 제주의 자연 원료를 담은 제품을 선보이며 글로컬라이제이션(글로벌+로컬라이제이션) 브랜드로 성장해왔다"며 "△양조장 체험 투어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 브랜드 페스티벌 △제주맥주 한달살기 등 체험형 마케팅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맥주의 성장에 기대를 걸게 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확대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수입맥주가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한 2010년대 중반부터 빠르게 성장했다. 2013년 이후 연평균 43.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1180억원 시장으로 성장했다. 수제맥주 시장은 주류문화의 변화 등에 힘입어 2023년 3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규제 완화도 제주맥주에 유리하다. 문 대표는 "주세법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면서 가격 경쟁력이 강화됐고, 타 제조업체 제조시설을 통한 주류 위탁제조도 가능해졌다"며 "여기에 주류제조 시설에서 음료도 제조 판매할 수 있게 만든 점은 신사업 진출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제주맥주는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최대 242억원)을 해외 진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현재 코로나19(COVID-19)로 잠시 중단되긴 했지만, 베트남 시장 진출 위해 현지 파트너사를 발굴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수익성 관련해서도 올해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은영 제주맥주 상무는 "그동안 시장 수요에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했었는데 지난달 생산시설을 2000만리터로 증설했다"며 "계획대로라면 올 하반기에는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맥주는 11~12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희망밴드 2600~2900원)를 확정하고, 13~14일 일반 공모를 진행한다. 이익 미실현기업으로 상장하며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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