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남자들이 '컨실러'를 바르기 시작했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21.05.10 06:00
(우한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일(현지시간)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중국 최대 음악 축제인 스트로베리 뮤직 페스티벌서 시민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C) AFP=뉴스1

20대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화장하는 남성들이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등이 공전의 인기를 기록하며 '남성의 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여파다. 국내 기업들이 연령별로 전략을 수립,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0일 무역협회 청두지부가 낸 '중국 남성 화장품 시장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67억2000만 위안(약 3조원)에 이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9년 158억9000만위안에서 크게 늘어난 금액이다.

2016~2020년 연평균 성장률은 7.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 정부의 '2020년 중국 남성 미용산업 발전 보고'를 토대로 작성됐다.

인기품목도 다양했다. 클린징폼이나 로션 등 기본 스킨케어 제품은 물론 컨실러(피부 잡티를 가리는 스틱형 색조화장품)나 파운데이션, 립스틱 등 색조화장품 판매도 크게 늘었다. 헤어왁스 등 헤어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은 물론이었다.

지난해 중국 남성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색조화장품 1위가 바로 컨실러였다. 스킨케어 제품 중에서는 클렌징폼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남성 전용 화장품 브랜드 숫자도 늘어났다. 2019년 기준 남성 전용 화장품 브랜드 수는 3927개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25% 늘어난 양이다.
무역협회는 지난 2018년 중국서 방송돼 큰 인기를 모은 '어우샹렌시성'의 인기가 남성의 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어우샹렌시성은 일반 남성 100명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해 최종 9명을 선발, 아이돌그룹으로 데뷔시키는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실제 어우샹렌시성 방송 이후 1년 간 클렌징폼 브랜드 수는 32%, 마스크팩 브랜드 수는 58% 늘었다.


중국 남성 화장품 주력 소비자는 18~25세 남성이었다. 이들의 구매금액이 전체의 59.5%를 차지했다. 26~30세는 21.3%였다.

중국 남성들이 느끼는 피부 문제 중 가장 큰 부분은 '기름기'였다. '2019 남성 스킨케어 소비 추세'를 보면 중국 남성 중 53%가 피부에 유분이 많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봤고, 51%는 모공이 넓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복수응답 허용)

중국 남성 화장품 브랜드 중 가장 점유율이 높은건 로레알로 30%를 점유했다. 니베아가 17%로 뒤를 이었고 로컬 브랜드 까오푸가 11.3%를 차지했다.

연간 3조원은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인구를 바탕으로 하는 중국의 가공할만한 시장성장성을 감안하면 이제 막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이 중국 남성 화장품 시장을 곁눈질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국 남성 화장품 시장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우리 중소기업들이 젊은 남성을 타깃으로 연령별 선호화장품 종류를 고려, 마케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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