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소상공인의 재발견…"로컬벤처 투자 원년 될 것"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 2021.05.09 13:18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 인터뷰

"서울 등 수도권에 있는 창업기업(스타트업)들은 첨단 기술과 서비스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혁신적인 파급효과를 만듭니다. 지역에서는 자연과 공간, 문화 자원이 경쟁력입니다. 지역 창업자들이 개인 사업자에서 로컬벤처로 탈바꿈해 성장한다면 수도권 창업기업 못지 않은 파급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사진)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올해는 '제2 벤처붐'이 지역의 로컬벤처 투자로 이어지는 원년이 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로컬벤처는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자발적으로 생겨난 창업기업이다. 속해 있는 지역의 여러 문제를 혁신적인 방식과 아이디어로 해결하려는 역할을 한다.

한 센터장은 "이전에는 지역 소상공인으로 불렀던 개인사업자들한테서 기업 형태인 로컬벤처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며 "지난해 80만명이 다녀간 양양 서피비치나 50만명 이상이 몰린 속초 칠성조선소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로컬벤처는 정부에서 지정한 '로컬 크리에이터'와 비슷하지만 확장된 개념이다. 한 센터장은 "로컬 크리에이터가 창업자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면 로컬벤처는 지역 창업가 개인의 성공 뿐 아니라 기업으로서의 성장성이나 확장성에 집중한 개념"이라며 "용어만 바뀌는게 아니라 육성·투자 방식도 기업으로서 규모를 키우는 데 필요한 지원과 파급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이 로컬벤처 단계로 넘어가려면 투자를 통한 '스케일업'이 필수라고 한 센터장은 말했다. 그는 "지역 창업자들이 투자를 통해 스케일업의 계기를 찾지 못하면 여느 소상공인 수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정부나 지자체도 보조금 위주의 기업지원에서 벗어나 직접 투자펀드를 만들고 지역 대표 로컬벤처를 키워내는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로컬벤처에 관심을 갖는 임팩트 투자자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강원혁신센터는 지난해 말 소풍벤처스와 강원지역 로컬벤처 등에 투자하는 임팩트 로컬 투자조합(펀드)'을 결성했다. 결성 규모는 32억원이다.

로컬벤처 투자의 접근방식은 일반적인 투자와 다르다. 한 센터장은 "한 기업의 성장성을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원칙적으로 다를 게 없지만, 해당 '지역성'을 충분히 감안한다는 점에서 다르다"며 "대개 특정 공간이나 장소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간자산의 획득과 개발이 기업가치를 키우는데 매우 큰 변수가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강원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유·무형 문화 콘텐츠, 식음료(F&B), 관광·레저 산업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늘려갈 계획이다. 강원혁신센터는 2016년부터 창의적인 지역 창업자를 발굴·지원하는 사업을 해왔다. 2019년부터는 네이버의 지원을 받아 초기(시드 단계) 투자를 할 수 있는 펀드를 만들어 매년 3~4개의 기업에 3000만~5000만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중이다. 한 센터장은 "올해는 소풍벤처스와 결성한 개인투자조합을 통해 6~7개의 기업에 초기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강원도청이 10억원의 종잣돈을 마련해 결성·운영하는 벤처펀드에도 참여, 매년 10개 넘는 로컬벤처에 투자할 것"이리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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