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야자' 위해 고교 석식 재개…'안도 vs 우려' 교차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1.05.07 14:22

학습 위해선 석식 필요…"학생 영양관리 책무 있어"
식사시간 취약한데…"아직은 조심해야 할 때"

2021학년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지난 3월25일 오전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1교시 국어영역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감염병 사태로 중단해왔던 고등학교 석식 운영이 최근 재개되면서 일선 학교에서 안도와 우려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야간 자율학습 진행을 위해서는 필요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있는 한편 학교방역 우려도 제기된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관내 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고 야간 자율학습 등으로 석식 운영이 필요할 경우 학교여건과 학교 구성원 의견수렴을 거쳐 자율로 결정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학교방역 기본대책에서 학교급식 운영과 관련해 석식을 잠정적으로 중단해왔다. 교내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야간 자율학습도 지난해 5월 말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제한했으나 최근 일부 완화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오후 6시 제한 권장은 유효하다면서도 학교장 권한을 고려해 시간제한을 강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거리두기 단계가 지난 2월 2단계로 완화된 이후 야간 자율학습을 진행하는 고교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양천구 한 고교는 학년별로 신청자 30명가량이 오후 10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해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직접 집계한 자료는 없지만 교원단체 사이에서는 이달 들어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학교가 늘었다는 말도 나온다. 야간 자율학습 시행을 요구하는 학부모 민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등학교 1학년 자녀가 있는 학부모 이모씨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방역만 잘 된다면 학교에서 공부를 더 시키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 "온라인 수업 때문에 학업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사이에서 야간 자율학습을 하려면 석식 제공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계속 있었다"면서 "학교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자체 판단해 석식을 운영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서울 한 고교에서는 전날(6일)부터 석식 제공을 시작했다. 이 학교 교장은 "학생 중에서 석식 요구가 많았다"면서 "급식 최소인원이 80명인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인원을 모아서 어렵게 급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석식 제공을 결정한 이유로는 야간 자율학습 시행뿐 아니라 영양섭취 문제도 깔려있다. 급식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교외에서 끼니를 대충 때우는 학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장은 "학생들이 나가서 떡볶이나 컵밥으로 식사를 해결하면 영양섭취 불균형 문제도 생길 수 있어서 석식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며 "학교로서는 학생 영양관리 책무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나아진 게 아닌데 섣불리 학교급식을 늘렸다가는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나 학교방역에서 가장 취약한 시간대가 식사시간인데 석식 제공까지는 무리라는 것이다.

또 석식을 제공할 경우 야간 자율학습 신청자가 더 늘어날 수 있어 학교 밀집도가 올라갈 수도 있다. 한 교사는 "야간 자율학습 시행 학교가 늘어나면 코로나19 노출 위험도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박숙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코로나19가 끝난 것처럼 석식과 야간 자율학습을 허용하는 교육청 지침은 무책임한 면이 있다"며 "서울은 아직도 전면 등교를 못하고 있어 조심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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