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대표 '청백리' 박준영, 난감한 '도자기 밀수' 논란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 2021.05.07 05:51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청문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해양수산부 전체 공무원 중 재산 수준이 최하위권에 맴도는 박준영 차관이 부인의 밀수 및 탈세 논란에 휘말렸다. 해수부 장관 후보자인 박 차관이 2015~2018년 영국 대사관에 근무할 당시 아내가 중고시장에서 사들인 그릇과 찻잔, 샹들리에 등 인테리어 용품들에 대해 관세를 내지 않고 국내에 들여온 뒤 판매한 탓이다.

이 때문에 야당에서는 박 후보자가 밀수 단속을 맡는 해양경찰청과도 업무상 연관성이 짙은 해수부 장관직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부적격 판단을 내렸다. 공직생활을 30년 동안 하면서 전재산이 2억원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검소하게 살아왔던 박 후보자로선 다소 어울리지 않은 논란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30년 공직생활에 전재산은 2억원 못미쳐


박 후보자 부인이 운영하는 카페 인스타그램. /사진=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실
박준영 후보자는 지난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개최한 해수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에 대해 "퇴직 이후의 생활을 걱정하다 2019년말 오픈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교적 재산을 모으지 못한 박 후보자의 경제 상황과 관련 있다. 1967년생인 박 후보자는 1992년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한뒤 해양수산분야에만 30년을 있었다. 그동안 재산은 거의 모으지 못했다. 부동산이나 주식을 활용한 재테크에 나서지 않고 일만 하며 살아온 탓이다.

지난 3월의 공직자재산공개에서 박 후보자는 전 재산으로 1억8418만원을 신고했다. 박 후보자와 아내, 부친, 자녀의 재산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주요 재산은 경기 일산의 아파트 1채가 3억7000만원, 부친의 경기 용인 연립주택이 8200만원으로 잡혔다. 차량은 2013년식 SM5를 탄다. 온 가족 예금을 합치면 1억5958만원인데 금융권 채무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6억6593만원이다. 부인의 커피숍 장비 및 장식품은 1억원의 가액으로 신고됐다.


1년 반 동안 카페 매출 3200만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청문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 후보자의 은퇴 이후를 대비해 아내가 창업한 커피숍이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2019년말 가오픈한 뒤 올해 4월까지 매출은 3200만원 가량 발생했다"며 "그 중 10% 가량이 장식품을 판매한 금액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의 말대로라면 야당에서 '보물선'이라 비판한 중고물품 판매로 올린 매출은 300만원대 수준이다.

더군다나 1년 반 동안 영업이익도 아닌 매출이 3200만원 발생했다는 건 임대료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경영 위기에 시달렸다는 뜻이다.


박 후보자의 아내가 영국 중고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사들였던 찻잔과 장식품 등 물품들을 판매한 것은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박 후보자의 아내가 이 물품들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스스로 공개한 것은 스스로 탈법임을 의식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노후대비용 카페였지만…최근 논란에 매각 추진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 배우자의 '도자기 불법 수입'과 관련해 의사진행발언을 하며 자료요청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에서 카페 운영을 둘러싼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박 후보자는 "아내가 최근 논란 등으로 힘들어 카페를 운영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인수자를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를 통한 장관 임명 여부를 떠나 공직자로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도 거듭 표명했다.

현재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외유성 출장 가족동행 논란, 논문표절, 다운계약서 등 다양한 의혹에 휩싸인 임혜숙 과기부장관 후보자를 낙마 1순위로 꼽고 있다. 동시에 박 후보자와 노형욱 국토부 장관 후보자 역시 낙마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지만 실제 낙마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박준영 후보자의 살아온 삶이나 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바라볼 때 처음부터 재산 증식을 목적으로 영국에서 중고물품을 들여왔을지는 의문"이라며 "박 후보자가 관세회피나 소매업등록 누락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한 뒤 국회의 결정을 겸허하게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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