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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편안한 법무행정' 약속…"긍정적인 변화 보여"━
법무행정과 관한 박 장관의 '약속'은 잘 이행되고 있다는 것이 법무부 내외 등 법조계의 평이다. 법무부가 '사공일가 TF(테스크포스)'가 대표적이다. 사공일가는 '사회적 공존, 1인 가구'의 줄임말로, 새로운 생활양식과 의식에 변화에 맞춰 옛 법제도의 부족함을 채워보겠다는 취지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사공일가 TF는 양육·부양 의무를 저버린 가족의 상속권을 박탈하는 '구하라법' '불효자 방지법' 등 도입, 임의후견제도 활성화 등을 추진 중이다. 임의후견제가 개선되면 1인 가구주가 응급 수술 등을 앞두고 대리자를 구하기 쉬워지는 등 변화가 생긴다. 아울러 반려동물 '비물건화' 등 법적 지위 개선도 꾀하고 있다. '가족'인 반려동물이 물건으로 분류돼 압류되는 등 상황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인권 신장을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제도 개선도 주목된다. 사회·경제적 약자인 피의자가 초기 수사에서도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를 연내 도입한다. 지금까지 피의자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절차가 청구된 상태에서만 국선변호인 도움을 받았는데, 확대되는 것이다.
법무부는 범죄 예방 차원에서 보호관찰이나 전자감독이 끝난 뒤 3년 이내에 발생하는 재범 사례를 통계로 정리한다. 기존에는 보호관찰 또는 전자감독 기간 중 재범률에 대해서만 통계가 산출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행정이 국민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만큼 중요하지만 그동안 법무부라고 하면 검찰 이슈만 주목 받은 측면이 있다"며 "박 장관 취임 후 전보다 법무행정이 관심을 많이 받는데,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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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검찰 관계 개선 無…"다음 인사 공정히 해야"━
수도권의 한 검사는 최근 "예전 같으면 전화 통화로 가능했던 수준의 정보 공유를 위해 이제 공문까지 보내라고 하기도 한다"며 "검찰과 법무부가 협업할 일이 많은데 지난해부터 남남 같아진 분위기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검찰 개혁'을 강조하면서도 추 전 장관과 윤 전 총장의 갈등을 신경쓰는 듯 검찰과 정면 충돌하는 그림을 만들지는 않았다. 2월 검찰 간부 인사를 앞두고도 윤 전 총장 의견을 청취하는 등 검찰 목소리를 듣는 모양새를 취했다.
친정권 검사들이 영전하거나 주요 보직을 지키는 인사가 나자 '이번에도 불공정한 인사로 검찰을 주무르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검찰 고위 간부를 지낸 변호사는 "신상필벌 원칙 없이 정권에 유리한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며 "표면적인 갈등은 없었지만 전 장관이나 현 장관이나 검찰 망가뜨리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임명됨에 따라 단행될 검찰 인사는 박 장관이 검찰 중립성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잣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전 인사를 보면 장관이 검찰총장과 타협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검찰 내부에서도 중립성에 대한 비판이 많은 만큼 인사의 정상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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