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에 음식 갖다주다 살해 당한 英 남성… "가해자는 10대들"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 2021.05.06 23:33
영국의 한 30대 남성이 10대 무리에 둘러싸인 노숙자를 도우려다 흉기에 찔려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은 숨진 제임스 기번스(34)의 생전 모습. /사진=에식스 주 경찰 홈페이지


영국의 한 30대 남성이 10대 무리에 둘러싸인 노숙자를 도우려다 흉기에 찔려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이 남성은 노숙자를 위해 음식을 가져다주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에식스 주 레인던 지역에 거주하는 제임스 기번스(34)는 지난 2일 오후 9시 30분쯤 10대들에 둘러싸여 괴롭힘을 당하던 B씨를 구하는 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숨졌다. 초기 보도에서 '이웃'으로 불렸던 B씨는 근처 노숙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제임스는 쌍둥이 딸들의 2번째 생일을 맞아 준비했던 바비큐를 먹고 있었다. 평소 배려심이 많은 성격의 그는 근처에서 노숙하던 B씨를 위해 음식을 들고 밖으로 향했다. 그때 제임스 눈에 스쿠터를 탄 여러 명의 10대가 B씨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 등 위협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제임스는 망설임 없이 B씨를 구하려 뛰어었지만, 이 과정에서 10대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하고 말았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13~16세 사이의 남학생 3명과 여학생 2명 등 총 5명의 용의자들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2명만이 지난 4일 밤까지 구금돼 있었으며, 나머지는 조사 과정에서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한 30대 남성이 10대 무리에 둘러싸인 노숙자를 도우려다 흉기에 찔려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은 숨진 제임스 기번스(34)의 생전 모습.

인근 주민 미카엘라 헤일스(38)는 "(가해) 아이들은 겨우 13~14살 정도다. 충격적인 일"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온 동네에서 10대 아이들이 술을 마시고 돌아다닌다. 많은 사람들이 밤늦게 나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임스의 유족은 "그는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가정적인 남자였다"며 "이번 일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끔찍한 영향을 미쳤다"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과거 간질로 제임스의 남동생 애슐리(사망 당시 26세)를 먼저 떠나 보낸 그의 부모는 갑작스러운 부고에 충격을 받은 상황이다.

유족은 이어 "제임스는 자신보다 운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항상 도울 준비가 된 사람이었다. 지난 2일 밤에 그가 한 행동이 바로 그것"이라며 "경찰이 그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는 동안 도움이 될 수 있는 어떤 정보라도 알려달라"고 주민들에게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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