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 코로나백신' 생산 길 열릴까…바이든, 지재권 유예 "예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뉴욕=임동욱 특파원 | 2021.05.06 12:23

(종합) WTO에서 관련 논의…만장일치 필요해 시간 걸릴 듯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다이닝 룸에서 '미국 구조계획'(American Rescue Plan) 이행 상황 공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IP) 일시 면제를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2021.05.06.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5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지적재산권) 일시 유예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세계무역기구(WTO)는 5~6일 일반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경제 부양을 위한 '미국구조계획' 이행 상황에 대한 연설 후 미국이 WTO의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면제를 지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yes)"고 답했다.

화이자, 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에 기반한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낸 미국에서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위해 배타적 특허권 보호를 일정 기간 포기하고 다른 나라들이 복제품 만드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백신에 대한 지재권은 무역관련지식재산권협정(TRIPs)에 의해 보호되고 있어, WTO의 164개 회원국이 함부로 복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없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 지재권 면제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다만 그 결정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USTR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백신 지재권 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코로나19 상황은 전 세계적인 보건 위기이며 특별한 조치를 요구한다"며 "행정부는 지적재산권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지만, 이 전염병을 종식시키기 위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를 유예해야 한다는 제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타이 대표는 "바이든 정부는 이제 WTO와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다른 국가들이 이를 지지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문제의 복잡성과 WTO가 회원국 전원의 합의로 결정을 내리는 회원 주도 기구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는 이 문제에 수개월의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 지재권 유예는 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 부족 사태를 겪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거론돼왔다. 이는 화이자,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낸 제약사가 특허권 행사를 일정 기간 포기하고 다른 나라의 복제약 생산을 허용하는 구상이다.

하지만 일부 국가가 자국 제약사를 의식해 이 의견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어 협상이 쉽지만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약회사들은 지식재산권 일시적 포기 제안을 반대해왔다. 이들은 백신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공개하더라도 실제 이를 생산할 수 있는 나라가 거의 없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mRNA 기술을 백신에 처음 접목한 모더나와 화이자 등은 "신기술을 중국과 러시아에 넘겨주게 될 수 있다"고 미국 정부에 경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트위터
반면 코로나19 확산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WTO 회원국들에게 지식재산권 권리에 대한 규정을 잠정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두 나라는 이것이 가난한 나라의 백신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공정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이날 미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 "기념비적인 순간"이라고 자신의 트위터에서 환영했다.

이날 미국 당국의 발표로 뉴욕증시에서 코로나19 백신주의 주가는 출렁였다. 모더나는 이날 6.19% 급락했고, 노바백스 주가도 4.94% 내렸다. 화이자는 장중 2.6% 하락했다가 장 막판 낙폭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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