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는 올라갔으나 현실은 계륵…감독 구하기 어려운 토트넘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1.05.05 07:06
조제 모리뉴 전 토트넘 홋스퍼 감독과 손흥민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신임 감독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4월19일 조제 모리뉴 감독을 경질, 라이언 메이슨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 시즌을 치르고 있다.

토트넘은 모리뉴 감독을 내친 뒤 사령탑 공석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다니엘 레비 구단주는 "개혁 정신을 가진 젊은 지도자를 선임하겠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감독과 함께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며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과 직접 만났다.

하지만 나겔스만 감독은 공개적으로 구애를 펼친 토트넘이 아닌 바이에른 뮌헨 사령탑을 확정했다.

계획에 차질이 생긴 토트넘은 이후 다른 감독과도 서둘러 접촉했지만, 후보에 오른 감독들은 모두 토트넘의 제안에 퇴짜를 놓았다.

브랜든 로저스 레스터 시티(잉글랜드)감독은 "레스터 시티에서 행복하다"며 우회적으로 거절했고, 텐 하흐 아약스(네덜란드) 감독은 팀을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우승으로 이끈 뒤 재계약에 서명했다.

라파엘 베니테즈 전 다렌 스더 감독 © AFP=뉴스1

결국 토트넘은 스콧 파커 풀럼(잉글랜드) 감독, 라파엘 베니테즈 전 다렌 스더(중국) 감독, 랑프 랑니크 전 라이프치히(독일) 감독 등 여러 지도자들에게 다각도로 접근 중이다.

'개혁 정신을 가진 젊은 지도자'를 선임하겠다던 계획과 철칙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감독대행 체제'를 최소화하겠다던 레비 구단주의 자신만만한 발언도 결과적으로는 거짓말이 됐다. 심지어 이들 후보들도 토트넘 감독직을 그리 반기지 않고 있다.

토트넘은 청운과 달랐던 현실의 벽에 부닥쳤다.

인기 구단 중 하나이고 슈퍼스타도 보유한 토트넘은 유럽 이적시장에서 가장 핫하거나 유능한 감독을 영입하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겠으나, 구직자 처지의 감독들 마음은 조금 달랐다.

우선 토트넘은 현실에 비해 기대치가 워낙 높은 팀이다. EPL의 주요 상위권 팀들이 그렇듯, 잉글랜드는 물론 세계 전역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어 그만큼 성적에 대한 부담도 크다.


해리 케인과 손흥민 등 주목받는 스타들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따졌을 때 토트넘의 스쿼드 전체가 우승하기에 충분한 전력은 아니다.

케인(왼쪽)과 손흥민 © AFP=뉴스1

그럼에도 토트넘은 우승과 우승 수준의 성적을 요구하고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지휘봉을 잡기가 꺼려질 수 있다.

뿐 아니다. 토트넘은 재정 지원이 적은 팀으로 유명하다. 이미 여러 스타들을 연봉 문제로 놓쳤고, 팀 전력의 핵심이던 크리스티안 에릭센마저 몸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내줬다. 케인과 손흥민도 지금처럼 '짠돌이' 운영을 한다면 팀을 떠날 가능성도 있다.

돈을 쓰지 않으니 주요 선수들을 잡을 수 없고, 주요 선수들을 잡을 수 없으니 우승하지 못하고, 우승하지 못하니 더 돈을 쓰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돼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토트넘은 우승을 요구하며 새로운 감독을 찾고 있다.

될 듯 말 듯한 상황에서 매번 무너지는 팀을 바라보는 토트넘 수뇌부들의 아쉬움과 열망도 물론 이해한다.

하지만 투자와 지원은 충분하지 않으면서, 당장 성적 부진을 말끔하게 해결할 감독만 찾고 있으니, 감독 선임 작업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난항일 수밖에 없다.

꿈과 기대에 걸맞은 투자가 약속되지 않는다면, 1991년생의 감독대행이 팀을 맡는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상황이 점점 더 길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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