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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기 겁나네...계란 한판 7000원━
현재 계란 한 판의 가격은 1개월 전 7577원보다 300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지만, 1년 전 가격인 5418원, 평년 가격인 5363원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AI 여파로 산란계가 크게 줄었는데, 아직까지 평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금(金)파'로 불리는 대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4일 현재 대파 1kg 가격은 5357원인데 이는 1년 전 가격인 2219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대파는 올해 초 한파·강설 피해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뛴 후 지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장마·태풍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사과, 배 등의 가격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일례로 4일 현재 사과(후지 품종) 10개의 가격은 3만4217원인데, 이는 1년 전 가격인 2만697원보다 약 1.6배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애그플레이션'이 현실화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달갈값 급등을 뜻하는 '에그플레이션'(egg+inflation)과는 구분된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3% 상승해 3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는데, 농축수산물 가격이 13.1% 급등해 전체 물가를 1.04%포인트 끌어올렸다. 앞서 3월에는 소비자물가가 1.5% 올랐는데, 이때 농축수산물 가격은 13.7% 상승해 전체 물가를 1.08%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애그플레이션은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할 현상이다. 이른바 '밥상물가'가 오르면 식료품 소비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층의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애그플레이션이 심화되면 저소득층의 엥겔계수(가계의 전체 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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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 찾아갈 것"━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발표한 '주요 농축산물 수급동향 및 대책'에서 대파 가격이 봄 대파 조기 출하와 출하지 확대로 4월 중순 이후 뚜렷한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6월에는 평균 수준까지 가격이 안정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소비자 체감 물가 부담이 컸던 대파·양파 등 월동 작형이 봄 작형으로 전환되면서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도 전월대비 기준으로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봄대파, 조생 양파, 봄배추 등의 봄작형 출하량이 시세를 주도하는 5월부터 그간의 공급 부족 문제가 완화되면서 농축산물 물가 안정세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서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5월 중 계란 추가수입 등을 추진하겠다"며 "조생종 출하 등으로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는 대파·양파의 경우 조기출하 독려 등을 통해 가격 조기안정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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