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최대 실적 내고 '용퇴'…"전문경영인 체제로"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1.05.04 15:58


박찬구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 대표이사 회장(사진)이 등기 임원직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금호석화는 1970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는데 새로운 반세기(50년)의 첫 걸음을 내딛는 올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사 거버넌스 개편을 확실히 하는 한편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에 나선다는 강한 의지로 읽혔다.

4일 금호석화는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거버넌스 전환 및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이사회를 이날 열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박 대표와 기존 신우성 사내이사의 사임의사를 받아들임과 동시에 사내이사 2인을 추가로 선임키로 의결했다. 신규 사내이사 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가 오는 6월15일 열린다.

박 회장은 회사의 경영 기반이 견고해졌다고 판단, 스스로 등기이사 및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남으로써 각 부문 전문경영인들을 이사회에 진출시켜 경영에 참여할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금호석화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회사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0.1% 늘어난 6125억원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1.3% 늘어난 1조8545억원, 당기순이익은 272.8% 늘어난 4756억원이다.

이는 분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이다. 기존 금호석화의 분기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시기는 매출액 기준 2011년 2분기(1조7077억원), 영업이익 기준 2011년 1분기(2864억원)였다.

시장 컨센서스(추정치)도 크게 웃돌았다. 전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추정에 따르면 금호석화 매출액 추정치는 1조6301억원, 영업이익은 4453억원이었다.

호실적 배경은 지난해 코로나19(COVID-19)로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NB라텍스의 지속 호조세, 중국 등 경기회복세 에 따른 주력 제품 타이어용 합성고무 매출 증대 등이 두루 꼽혔다. 2분기에도 업황 호조는 지속될 것이란 판단이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급 실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금호석화 신규 사내이사 후보 2인으로 (왼쪽부터) 고영도 금호석화 관리본부장, 고영훈 금호석화 중앙연구소장/사진=금호석화

금호석화는 올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문성과 독립성이 대폭 강화된 사외이사진을 선임했다. 또 백종훈 부사장을 문동준 전 금호석화 대표이사 후임으로 선임했다. 이번에 박 회장을 포함 기존 사내이사 2인의 퇴진으로 완전히 새로운 인사들로 사내이사진이 꾸려지는 셈이다.


박 회장은 회장직은 유지하되, 회사를 후선에서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 역할이나 방식에 대해 새 이사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금호석화 측은 "이번 이사회와 임시 주총을 통해 전문경영인을 선임함으로써 회사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이사회가 이를 감독하며 집행하는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새로 선임 예정인 전문 경영인들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7명의 사외이사들과 협력해 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거버넌스 전환은 최근 강조되고 있는 지속가능경영 및 ESG 경영 일환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의 넷째 아들로 1976년 한국합성고무에 입사, 이후 금호실업, 금호건설 등을 거쳐 1984년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금호석유화학 부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화학부문 회장 등에 오르는 등 주로 석유화학 '한 우물'만 팠다.

금호석화는 2015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통해 갈라졌다. 2009년부터 빚어진 '형제의 난'이 발단이었다. 박 회장은 2010년부터 금호석화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당시부터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올 초 조카인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가 대주주로서 회사 측에 배당확대, 경영진 교체 요구 등을 해오자 박 회장이 형제의 난을 겪은 뒤 이번엔 10년 만에 조카의 난에 휩싸였다는 언론 보도들이 쏟아졌다. 해당 갈등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박 회장 측에 승리가 돌아가면서 일단락된 상황이다.

한편 1분기 호실적을 거둔 금호석화는 공고한 주력 사업부문의 수익성을 기반으로, 향후 점진적인 체질개선 노력을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에는 이차전지 핵심 도전재로 사용되는 탄소나노튜브(CNT) 연구부문에서 전기차 배터리용 CNT소재의 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하며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또 금호피앤비화학은 탄소중립 트렌드에 주목하며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및 수소전기차 소재인 에폭시(Epoxy)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친환경 및 첨단 기술에 대한 역량을 확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3월 정기주총에서 회사 측은 2025년 매출액 9조원을 달성하고 차세대 신사업 육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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