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검찰에서는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금 사건,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모두 청와대와 깊이 연관이 있는 사건인 만큼 총장이 중립적인 위치에서 외풍을 차단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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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부 예민한데..."김오수가 다른 소리 할 수 있겠느냐" 우려━
검찰 내부 분위기가 예민한 것도 문제다. 윤 전 총장은 현 정부와 각을 세우다가 사상 초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고, 이후 사표를 썼다. 이 과정에서 검사들은 현 정부에 많은 분노를 표했다. 윤 전 총장의 후임이 친정부 행보를 지속할 경우 반발이 더 클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등을 원칙대로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며 "임기 말인 만큼 추가로 각종 사건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데 김 후보자가 과연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정권 말은 민감한 시기라 총장과 수사팀의 갈등이 벌어지면 수습하기 어려운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며 "검찰 총장은 이런 사건에서 조율을 잘 해야 하는데 검사들이 김 후보자 지시에 잘 따를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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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부' 진혜원 검사도 실명 비판━
진 검사는 지난달 23일 김 후보자를 실명 비판하기도 했다. 진 검사는 2017년 제주지검 근무 당시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이 검사의 품위 손상 문제가 되며 법무부 징계를 받았을 때 상황을 언급했다.
진 검사는 "하나하나 다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을 시작하려는데 설명을 하려고 할 때마다 계속 말을 막는 사람이 있었다"며 "하도 어이가 없어서, 한 번 쳐다보고 계속 설명하려고 했는데, 중간에 또 말을 끊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김 후보자)이었다"고 했다. 당시 법무차관이었던 김 후보자는 징계위원회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했다.
진 검사는 "그 순간 이 분은, 실체 진실에 전혀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자기 동료인 간부들에 대해 감찰을 청구하는 사람에게 보복하는 것이 자기 역할이라고 생각하는구나 싶어 구토가 나왔고, 집에 돌아와서도 몇 시간 계속 구토를 했다"며 "아울러, 이런 사람이 법무차관이었다는 현실에 분노가 밀려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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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 조직 안정 최우선"━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임기 말 총장은 어려운 자리일 수밖에 없다"며 "김 후보자가 한쪽 편만을 든다면 갈등이 커지겠지만, 중간에서 역할을 잘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후보자는 전날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조종태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준비단을 꾸리고 인사청문회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은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됐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대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현안들이 많으니 하나하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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