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드론 안 쓰겠다"는 일본기업들…美 이어 日도 '퇴출' 움직임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21.05.04 15:09
/사진=로이터
일본 기업들이 중국산 드론(소형 무인 항공기) 사용을 피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보안을 이유로 중국산 드론을 퇴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인데, 이런 추세의 배경에는 일본 정부가 있다고 한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통신회사인 NTT그룹은 인프라 점검용 드론을 일본산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NTT그룹 자회사 중 교량의 통신 케이블 모니터링에 드론을 사용 중인데 이중 일부를 차지하는 중국산 드론을 일본 제품으로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규슈전력도 중국산 드론을 일본 제품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규슈전력은 높은 위치에 있는 시설 점검 작업 목적으로 현재 일본산, 스위스산과 함께 중국 DJI 드론을 쓴다. 규슈전력 측은 보안 위험 등을 이유로 자국산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같은 추세의 배경에 일본 정부의 움직임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부터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사이버 보안상의) 위험이 높은 드론을 신속하게 (위험이) 낮은 것으로 대체하라"는 내용의 드론 조달 지침을 내렸다. 이미 일본 해상보안청이 중국산 드론의 사용을 종료했다.

신문은 이 같은 지침이 '중국 제품을 배제하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고 전했다. 안보 분야 외에 인프라 점검용 드론도 대상이다. 일본 정부는 정부 기관의 업무 위탁처인 민간 기업에도 보안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가 세계 최대 드론 업체인 중국 DJI와의 거래를 금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미 상무부는 DJI의 드론 기술이 유전자 수집·감시 기술 등을 통해 중국 내 광범위한 인권 유린에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DJI를 거래금지 대상에 올렸다. DJI가 미국 기업들의 기술을 쓸 수 없게 한 조치다.


동시에 '일본산 구매 확대'는 드론 개발에 나선 일본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와도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 기업들은 드론 수요 증가를 내다보고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의 신흥기업 시장인 마더스에 상장한 자율제어시스템연구소(ACSL)는 야마하 등 5 개사와 드론을 개발 중으로 10월 제품을 출시한다. 비행 데이터와 촬영 사진을 보호하는 기능을 갖춘 제품이다. 소니도 '에어피크'라는 이름의 드론을 개발 중으로, 지난 1월 기체를 공개했다.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용이지만 물류, 인프라 점검 등의 분야에도 쓰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NTT 그룹의 NTT동일본 역시 지난해 12월 새 회사를 설립해 지난 3월까지 드론 150대를 판매했으며, 2023년까지 2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농약 살포용 등으로 외부 판매가 주 사업이나 NTT 그룹 내 설비 점검에도 NTT동일본의 드론을 사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은 일본산 드론이 성능면에서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면에서도 DJI 제품과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수십배 비싸다고 한다. 한 드론 사용 기업은 니혼게이자이에 "성능과 가격 차이가 좁혀지기 전까지 다른 제품으로의 전환은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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