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스마트항만', 5G 원격제어 크레인으로 시작한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1.05.02 09:28

LGU+, 부산항 신감만부두에 원격제어 크레인 시범운영
1명이 4대까지 조종해 작업 생산성 40% 향상

LG유플러스는 부산항만공사(BPA, 사장 남기찬)와 함께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한 5G 네트워크를 도입해 하역장비, 물류창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사진=LG유플러스
"자율주행이 가장 필요한 곳은 항만이다. 많은 차량과 컨테이너들이 24시간 오가고, 한정된 공간에서 정해진 루트로 움직여야 한다. 이보다 더 좋은 자율주행 적용 장소가 또 있을까."

서재용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상무)는 지난달 29일 부산항에서 만나 5G 스마트항만을 구축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LG유플러스가 5G로 항만을 자동화·디지털화하는 '스마트항만'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항만 중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해 하역장비 등 항만운영에 적용하는 곳은 아직 없다.

컨테이너 선적, 하역 과정에서 5G 원격제어와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시범운영 중인 크레인을 보기 위해 29일 직접 부산항 신감만부두를 찾았다. 주변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거대한 규모의 컨테이너 야적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25m 정도 높이의 크레인은 컨테이너들을 바로 옆 야드트랙터 위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투명한 창문으로 된 크레인 운전석에는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크레인은 목표로 한 컨테이너를 향해 스스로 내려갔다. 크레인에 달린 컨테이너 이동장비 각 귀퉁이에는 카메라 4대와 센서가 달려 있어 양 끝점을 계속 인식하면서 컨테이너를 안전하게 잡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LG유플러스는 크레인 원격제어에 사용할 5G 네트워크와 '저지연 영상 솔루션'도 도입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가 벤처기업 쿠오핀에 지분 투자를 통해 확보한 '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은 초고용량 영상을 최대한 압축시켜 지연시간을 최소화한다. LTE를 이용할 때에 비해 영상전송 시간을 84% 가량 단축할 수 있다.

다만 구멍에 고리를 끼워 컨테이너를 집는 순간 등 전체 작업의 20~30% 정도는 사람이 조작한다. 아직 사람의 손길이 일부 필요하다곤 해도 각종 센서와 카메라의 도움을 받는 만큼 실제 사람의 개입은 크지않다. 5G를 통해 보내온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뿐 아니라, 자동위치인식, 자동조향, 자동랜딩, 흔들림방지 기능도 탑재해 혹시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수준이다.

LG유플러스는 부산항만공사(BPA, 사장 남기찬)와 함께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한 5G 네트워크를 도입해 하역장비, 물류창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사진은 부산항 5G로 원격제어되는 컨테이너크레인과 관제실 모습. /사진=LG유플러스
5G 기반으로 원격제어하는 크레인은 항만 작업환경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컨테이너를 옮기기 위해 작업자가 25m 상공에서 아래를 바라보며 장시간 조종해야 했다. 한 명의 작업자가 한 대의 크레인만을 제어할 수 있고 조종석의 시야각 제한으로 컨테이너를 3단까지만 쌓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5G 크레인 원격제어를 이용하면 작업장에서 떨어진 안전한 사무실에서 조종사 1명이 3~4대의 크레인을 제어할 수 있고, 작업자가 없을 때 이동이 편한 위치로 컨테이너를 미리 배치해 놓을 수도 있다. 또한 컨테이너를 4단 이상 적재하는 등 생산성이 40% 이상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 업계 종사자는 "한번 크레인을 타면 내려오기도 쉽지 않아 화장실 가기도 힘들었다"며 "아침에 크레인 조종실로 한번 올라갔다 하면 점심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내려오는 것 말고는 전체 시간을 꼼짝없이 비좁은 조종실에 앉아 있어야 했는데, 원격으로 조종이 가능하다고 하면 참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자동화항만의 필수요소인 5G 기술을 부산에 도입한 후, 이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부산항 신선대터미널과 광양항에도 원격제어 크레인을 확대 구축하고, 5G를 기반으로 물류창고의 3방향 지게차와 AGV(Auto Guided Vehicle, 무인운반차)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2019년부터 부산항만공사,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서호전기, 고등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신감만부두에서 야드크레인 원격제어를 위해 5G 네트워크를 적용, 검증해왔다.

이는 2030년까지 '한국형 스마트항만'을 도입하겠다는 정부의 정책과도 괘를 같이 한다. 해양수산부는 광양항에 먼저 자동화 기술을 검증한 뒤 새로 짓는 부산항 제2신항에서 '스마트 항만'을 본격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5G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 융합서비스 발굴 및 공공 선도적용 사업 중 항만, 스마트시티, 스마트산단 등 3개 분야 사업자로 LG유플러스를 선정했다.

서재용 LG유플러스 상무는 "크레인 5G 원격제어는 스마트 항만 구축의 첫 시작"이라면서 "스마트 드론을 통해 항만을 순찰하고, 곳곳에 환경 센서를 설치해 대기질을 파악하고, AI CCTV로 24시간 외부인을 감시하는 등 전체적인 스마트 항만 시스템을 구축해 앞으로 5G 기반 스마트 항만 기술이 대한민국 항만 경쟁력을 좀 더 높이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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