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기업 다우에서 할리데이비슨까지 1분기 실적을 공개한 기업들은 비용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들은 기존보다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팔았다. 가격을 올린 많은 기업들은 더 높은 영업이익률과 순이익을 달성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S&P500 기업들의 순마진(매출액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12.5%로 추산했다. 2020년(10.8%), 2019년(11.9%), 2018년(12.4%)보다 높은 수준이 될 거란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비용 감축, 팬데믹 기간 생산성 변화로 인해 순마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은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권오성 BoA 투자전략가는 CNBC에 "좋은 인플레이션과 나쁜 인플레이션이 있다"며 "기업들이 가격을 결정하는 힘을 갖고 있다는 점 등에서 지금까지는 꽤 좋은 인플레이션이었던 걸로 보인다"고 했다. 샘 스토발 CFRA 투자전략가 역시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하는 걸 허용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지금까지는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가격을 올리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길어지거나 물가상승폭이 예상보다 가파르면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기업들도 인플레이션 추이를 주시 중이다. BoA에 따르면 1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인플레이션'이란 언급이 작년의 4배가 나왔다. 3M의 모니쉬 파토라왈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빠르게 오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2분기 영업이익률에 전년동기대비 0.75~1.25%포인트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업종별 인플레이션 영향은 엇갈린 전망이다. BoA는 에너지 및 원자재 섹터가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일 거라 전망했다. 잠재적 '승자'로는 모자이크, 옥시덴털페트롤리엄, 할리버튼, 엑손모빌 등을 꼽았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AMD, 오라클 등 기술 기업들도 긍정 영향을 받을 기업에 포함됐다.
인플레이션이 부정적일 수 있는 업종으로는 재량(필수품이 아닌)소비재 부문을 꼽았다. 노동집약적인 산업인 만큼 임금 상승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어서다. BoA는 아마존, 코스트코 등 소매업체들과 허쉬, 캠벨수프 등을 이런 기업들로 꼽았다. 인플레이션은 BoA가 이번주 재량소비재 섹터에 대한 의견을 '투자비중 하회'로 낮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