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택 파운드리 2분기부터 돈다…반도체 위기 '승부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21.04.30 05:00

전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부족과 이를 둘러싼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올 2분기 평택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동에 들어간다. 지난 1분기 예상치 못한 사고로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라인이 가동중단되면서 반도체 부문 실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9일 진행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전화회의)과 보도자료에서 "2분기부터 평택 파운드리 2라인에 웨이퍼를 투입, 하반기 양산을 본격화해 시장 공급 확대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주문이 밀려들면서 생산시점을 최대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한 지붕 아래 있는 시스템LSI사업부 물량도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100% 완전 가동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첨단 EUV(극자외선) 노광장비가 투입되는 평택 파운드리 2라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과 올초 두차례 방문할 정도로 삼성 파운드리 사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올 1분기 반도체 부문에만 시설투자 8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1분기 투자 6조원보다 40% 이상 규모를 늘렸다. EUV 장비 도입 등이 투자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분기 연구개발비도 5조44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선제투자가 다시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공급부족 등과 맞물린 시황 개선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길게는 1~2년 전부터 추진해온 평택 2라인 선제 투자가 적기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1분기 깜짝 실적을 이끈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 둔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의 관심도 빠르게 반도체로 옮겨가고 있다. 파운드리 외에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도 2분기부터 서버용 D램을 중심의 수요 강세를 발판으로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도 전날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서버용 D램 시장이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업체들의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 증가로 2분기부터 본격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올 1월 예년보다 한달가량 앞서 출시한 갤럭시S21 등 플래그십 제품의 판매가 2분기부터 점차 줄어들고 반도체 재고 부족 등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가 불거지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SCM(공급망관리) 역량을 적극 활용해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1분기 매출이 65조3885억원, 영업이익이 9조382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매출 약 55조3252억원, 영업이익 6조4473억원)와 견주면 대비 매출은 18.2%, 영업이익은 45.5% 늘었다. 매출은 역대 최저치였던 지난해 3분기(66조9600억원)에 맞먹는다.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최근 제기된 외형 성장 둔화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도 호평이 이어진다.

부문별로 스마트폰 사업 중심의 IM(IT&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3900억원으로 전체 사업부문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TV와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CE(소비가전) 부문에서는 영업이익 1조1200억원으로 거두면서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CE 부문은 매출도 12조9900원으로 1분기 기준 가장 높았다.

반도체 부문은 올초 슈퍼호황 기대감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됐지만 신규 라인의 공정 투자비 증가와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의 예상치 못한 '셧다운'(가동중단)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3조3700원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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