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너 "바이든 만나는 문 대통령, '서플라인 체인' 대비하라"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김지성 기자, 장덕진 기자 | 2021.04.29 10:35

2021 키플랫폼 - 개막총회 특별대담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아래쪽)과 에드윈 퓰러 해리티지 재단 이사장이 29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키플랫폼 2021' 총회에서 '어게인 2018: 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에드윈 퓰너 해리티지재단 설립자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오는 5월 말 정상회담을 갖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재정립 문제를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미국 중심의 서플라이 체인 재편을 추진 중인 바이든 행정부에 호응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전 문재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은 미국의 경제협력 요구에 대비해야 한다고 한국 정부에 당부했다.



퓰너 "문 대통령, 서플라인체인 고민하라"…문정인 "논의 준비했을 것"


퓰너 회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1 키플랫폼'에서 문정인 이사장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질서 재편, 한반도 갈등 완화책 등 외교 현안들에 대한 특별대담을 나눴다.

퓰너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둔 문 대통령에게 "한반도 관계를 얘기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서플라이 체인을 재정립하는 것을 생각했으면 좋겠다"라며 "한국과 중국의 교역관계도 중요하지만 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중심) 서플라인 체인에 대해 많이 의존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반도체 주도권 확보 노력, 중국으로 기술 유출 우려 등에 호응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그러면서 "미국도 서플라이 체인을 다시 생각하는 과정에 있다. 경제 문제도 중요하다"라며 "기후변화 대응 동의 등 핵심적이고 절박한 이슈뿐 아니라 경제·안보 공동의 가치관들을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재확인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오른쪽 아래)과 에드윈 퓰러 해리티지 재단 이사장(오른쪽 위)이 29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키플랫폼 2021' 총회에서 '어게인 2018: 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문 이사장은 문 대통령이 서플라이 체인 문제를 다룰 준비가 됐을 것이라고 봤다. 문 이사장은 "미국의 경우 무역과 기술에 있어서 협력관계를 언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문재인 대통령도 이 이슈에 대해 논의할 용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텍사스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고, SK 등 주요 회사들이 미국에 반도체, 배터리 관련 투자 용의가 있는 상황"이라며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5월 말 워싱턴을 방문할 때 여러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상회담의 또 다른 핵심 의제로 한·중 관계를 꼽았다. 문 이사장은 "한국 입장에서 중국을 소외시키는 정책을 따라갈 수 없다. 포용주의를 바탕으로 협력과 통합을 하는 열린 지역주의를 추구했기 때문"이라며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이견이 있겠지만 문 대통령은 양자협력에서 유연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갈등, 한반도 정세 논의… "바이든, 2018년 싱가포르 선언에서 출발해야"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아래쪽)과 에드윈 퓰러 해리티지 재단 이사장이 29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키플랫폼 2021' 총회에서 '어게인 2018: 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퓰너 회장과 문 이사장은 미·중 갈등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두 사람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의 정상적인 외교 리더십이 복원됐다고 평가했다.


문 이사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2018년 6월 싱가포르 선언으로 돌아가야 한다"라며 "영구적 한반도 평화와 완벽한 비핵화를 위한 약속으로 돌아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안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북·미 관계 개선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이사장은 "가벼운 제안이 아니다. 고려해야 할 제안으로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싱가포르 선언과 김 위원장 제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퓰러 회장의 시각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마련된 근간은 미래 행위를 위한 시작이 될 수 있다"라며 "미국 대통령과 북한 수장이 만나 오바마 시절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선언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변 핵시설 폐기에는 "북한은 합의를 해서 양보하기로 하면 그것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많다"라며 "(핵시설 폐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회의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러자 문 이사장은 "아주 강력한 고농축 우라늄 시설을 영변에서 해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곳을 폐쇄하는 건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핵 문제 해결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퓰러 회장은 "그 대가로 모든 제재가 해제돼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미·중 갈등에서 대만의 중요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퓰러 회장은 이달 중순 이뤄진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특사단 파견을 "스마트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만과 논의하면서 실제로는 중국 관련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쳤다. 한국과 동북아시아 상황을 보면 한국도 일본도 대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라며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서 대만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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