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의 구단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구장 직관에 이어 롯데 자이언츠의 구단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야구장 직관에 나섰다. 그러자 정 부회장은 "내가 도발하니까 동빈이형(신 회장)이 야구장에 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신 회장은 지난 27일 서울 잠실구장을 찾아 롯데 자이언츠-LG 트윈스 경기를 관전했다. 이날 롯데 자이언츠는 LG 트윈스에 0대 4로 패했다.
신 회장이 잠실구장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고, 롯데를 응원하러 야구장을 방문한 건 6년 만이다. 앞서 신 회장은 2009년, 2013년, 2015년 정규리그와 2011년 플레이오프에 각각 한 번씩 롯데 경기를 관전했다.
신 회장의 야구장 직관 소식이 전해진 이날 밤 11시30분쯤 정 부회장은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에서 '동빈이형 가만 안도…'란 제목의 방에 입장해 야구 관련 이야기를 쏟아냈다.
이 방엔 야구팬 수백명이 접속해 있었다. 정 부회장은 신 회장을 "동빈이형"이라고 부르며 자신의 도발로 야구에 관심 없던 그를 야구장으로 이끌어냈다고 주장했다.
정 부회장은 "내가 롯데를 도발했기 때문에 동빈이형이 야구장에 왔다"며 "동빈이 형은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도발하니까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날 경기가 7회가 지날 때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를 두고도 정 부회장은 "야구를 좋아하면 나가지 않는다"며 "야구를 좋아했다면 지금까지 야구장에 그렇게 오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도발하겠다"며 "내가 도발하자 롯데가 불쾌한 것 같은데, 그렇게 불쾌할 때 더 좋은 정책이 나온다. 롯데를 계속 불쾌하게 만들어서 더 좋은 야구를 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정 부회장이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가자 일부 팬은 롯데 자이언츠를 포함한 타 구단이 기분나빠 할 수 있다며 자제를 요청했으나 정 부회장은 "롯데랑 사이가 안 좋거나 그런 건 아니다"며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이런 라이벌 구도를 통해 야구판이 더 커지길 원한다"며 "지금이라도 동빈이형이 연락해서 '너 그만하라'고 얘기하면 그만하겠다. 하지만 아직 전화가 안 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동빈이형이 야구에 관심 많으면 나랑 얘기를 많이 했을텐데 그러지 않아 서운하다"며 "동빈이형과는 야구를 얘기를 많이 못하지만, 택진이형(NC다이노스 구단주, 엔씨소프트 대표)과는 자주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시즌 시작 전부터 적극적으로 SSG 랜더스 띄우기에 나서면서 유통업계의 라이벌 기업인 롯데와 프로야구판에서도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야구판을 키워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정 부회장은 2021 KBO리그가 개막하기 직전에 롯데를 향해 "본업(유통)과 야구를 서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고 도발했다.
이어 "우리는 본업과 연결할 것이다. 게임에선 우리가 질 수 있어도 마케팅에서만큼은 반드시 이기겠다"며 "걔네(롯데)는 어쩔 수 없이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잠실구장을 찾은 신동빈 회장은 경기 전에 별도의 선수단 방문은 생략했다. 코로나19 예방과 선수단의 경기 집중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게 구단 측 설명이다. 대신 신동빈 회장은 경기 종료 후 선수단 전원에게 한우 세트를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은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홈런을 치며 승리를 이끈 최주환과 최정에게 '용진이형 상'으로 한우 세트를 집으로 보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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