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크에도 600일간 발묶인 한국GM 사장..이유는?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21.04.26 07:20
[서울=뉴시스]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21일 GM의 자동변속기를 생산하고 있는 충남 보령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제공) 2021.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근로자 불법 파견 혐의로 미국 출장길이 막혀있던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600여일만에 GM 본사에 다녀왔다. 카젬 사장은 그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판매 부진과 노동조합의 파업, 차량용 반도체 공급대란 등 산적한 현안에도 GM 고위 경영진과 직접 소통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젬 사장은 이달초 GM 본사가 있는 미국 디트로이트로 출국했다 돌아왔다. 이번 출장에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강타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와 한국GM의 미래 경영 계획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도체 물량 배정과 노조가 요구해온 신차 배정 등도 본사측에 적극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 노사는 정례적으로 '미래발전위원회'를 진행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해왔다.

카젬 사장이 출금으로 출장길에 오르는 못한건 2019년 하반기부터다. 정부(고용노동부)가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 문제와 관련해 근로자의 불법 파견 혐의를 수사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결국 지난해 6월 비정규직 근로자를 불법으로 공장에 파견한 혐의로 카젬 사장과 전·현직 임원 등 28명은 기소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카젬 사장의 출금이 풀린건 1년8개월여만인 지난달 22일이다. 법원이 출국 정지 기간 연장 처분 효력을 정지하는 회사측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기 때문이다. 카젬 사장은 이달 23일 열린 출국 정지 처분을 취소하는 본안 판결에서도 승소했다.

한국GM 측은 "카젬 사장에 대한 출금 조치는 수사 과정에서 최대한 성실히 임해온 점을 고려할 때 불합리한 조치"라며 "이번 출금 조치 해제를 계기로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한국GM노동자들이 12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카허 카젬 사장 출국금지 해제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카허 카젬 사장은 지난해 7월 불법파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카젬 사장을 출국금지 조치했으나, 서울행정법원은 3월 16일 카젬 사장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2021.4.12/뉴스1
실제로 카젬 사장은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인 지난 21일 GM의 자동변속기를 생산하고 있는 충남 보령공장을 찾아 500만대 누적 생산을 돌파를 축하하며 노조 및 임직원을 격려했다.

한국GM 관계자는 "2018년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한 회사의 경영정상화 약속에 대한 이행을 재확인하는 것"이라며 "카젬 사장이 올 1월 경남 창원 사업장 내 도장공장 공사 현장을 방문해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 진척 상황을 직접 점검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GM은 지난 19일부터 일주일간 인천 부평 1·2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그간 글로벌 공급망을 관리하고 있는 GM본사의 결정에 따라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절반으로 유지해왔지만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데 따른 조치다. 부평1공장은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트레일블레이저를, 부평2공장은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를 각각 생산해왔다. 업계에선 두 달이 넘은 가동률 조절과 이번 휴업으로 한국GM의 완성차 생산 차질 규모가 2만여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2. 2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3. 3 "싸게 내놔도 찬밥신세" 빌라 집주인들 곡소리…전세비율 '역대 최저'
  4. 4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
  5. 5 한국은 2000만원인데…"네? 400만원이요?" 폭풍성장한 중국 로봇산업[차이나는 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