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관련 사건과 '윤중천 보고서'를 허위작성·유출한 혐의를 받는 이규원 검사 사건 등을 직접 수사할지 검찰에 넘길지 결정하지 않고 시간만 끈다는 이유에서다.
곽 의원은 이날 오전 같은 당 조수진 의원과 함께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를 방문, 기자들과 만나 "(차기) 검찰총장 때문에 그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결정을 했어도 진작 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다리다 기다리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곽 의원은 김 전 차관 사건 수사 지시와 관련,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이규원 검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는데 이 중 일부가 공수처로 이첩됐다.
곽 의원은 "저는 (정치인이기 전에) 고소인이라고 얘기했다"며 "저도 관용차 좀 타봤으면 좋겠다"고 '이성윤 관용차 에스코트 조사' 논란도 언급했다.
곽 의원은 공수처가 김학의 사건 등을 쥐고만 있다고 거듭 지적하면서 이미 수사를 상당히 진행한 검찰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검찰이 검사 비리를 숨기거나 수사를 잘 못하고 제식구 감싸기를 한다면 공수처가 수사해야겠지만 이 사건에서는 검찰이 수사를 잘 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까지 연결돼있는데 사건의 일부만 공수처가 가져와 수사하면 이상해질 수 있고 실체적 진실을 찾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 했다.
곽 의원은 김진욱 공수처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고려, 여야 정치인을 만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뜻을 사전에 알렸는데도 이날 공수처를 찾았다. 여운국 차장도 오전 반차를 쓴 상황이어서 곽 의원과 조 의원은 김성문 부장검사와 면담했다.
두 의원은 김 처장에게 인사만이라도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공수처 직원들이 안내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이에 곽 의원은 발걸음을 돌렸고, 조 의원은 공수처 3층 복도 바닥에 앉아 김 처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버텼다. 이 소식을 들은 김 처장이 3층으로 올라와 엘리베이터 앞에서 잠시 인사를 나눴다.
곽 의원은 "처장과 차장이 피의자(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는 차량까지 제공해서 만나줬는데 고소인은 안만나주느냐"며 "공수처장은 문을 꽁꽁 걸어잠그고, 차장은 아프다고 병원에 갔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의원은 "김 부장검사를 만났더니 현재 사건처리 분석관이 사건을 분석하는 단계라고 하더라"고 면담 내용을 전했다.
곽 의원은 "공수처가 검사들을 지켜줄 것처럼 하니까 이규원 검사나 이성윤 지검장이 다 공수처로 오겠다는 것 아니냐"며 "이건 공수처 설립 목적에 어긋나며,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사건기록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검찰 수사의 흠결을 찾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피의자인 검사들이 전부 공수처에 오길 원하는데 (공수처가 도피처라는)오해가 생기질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곽 의원은 거듭 "검찰이 혐의가 있다고 한 사건을 공수처가 혐의없다고 하면 공수처는 왜 만든 것이냐. 비호하기 위해 만들었느냐"며 "또 반대로 공수처가 기소를 한다고 해도 검찰이 다 수사한 것인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공수처가 정권 인사가 연루된 김학의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고 있고, 기소 여부를 공수처가 판단하겠다고 하는데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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